광무 2년 7월 18일 기안 대신 협판 형사국 형사과 주임 형사국장 형사과장 문건을 상주하는 건 아래에 제시한 문건을 베껴 보내는 것이 어떠할지, 이에 재결을 바랍니다. 안(案) 223호 의정부 찬정 법부 대신 신(臣) 조○○(趙○○)은 삼가 상주합니다. 지금 고등재판소의 질품서(質稟書)를 받아보니, “본 고등재판소 검사의 공소(公訴)에 따라 피고 최시형(崔時亨)의 안건을 심사하였습니다. 피고 최시형이 진술한 내용이 다음과 같았습니다. (최시형은) 병인년(丙寅年, 1866) 무렵에 간성(杆城)에 사는 필묵상(筆墨商) 박춘서(朴春瑞)로부터 동학(東學)을 전수받아 선도(善道)로 병을 치료하고 주문(呪文)으로 신(神)을 내리게 한다며 여러 군(郡)과 도(道)를 두루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면서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라는 13글자로 된 주문, “지기금지원위대강(至氣今至願為大降)”이라는 8글자의 강신문(降神文), 그리고 동학원문(東學原文)의 제1편 포덕문(布德文), 제2편 동학론(東學論), 제3편 수덕문(修德文), 제4편 불연기연문(不然其然文)과 궁궁을을(弓弓乙乙)의 부적으로 인민을 선동하여 미혹하게 하고 도당(徒黨)을 체결했습니다. 또한 형벌을 받아 죽은 최제우(崔濟愚)가 지은 “만년 묵은 가지 위에 꽃이 피어 천 떨기요, 사해의 구름 가운데 달 솟으니 한 개의 거울일세(萬年枝上花千朶 四海雪中月一鑑)”라는 시구를 높이 사모하며 법형(法兄), 법제(法弟)라고 부르는 것을 따라 법헌(法軒)이라는 호칭을 고쳐서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해월(海月)이라는 인장을 새겨서 교장(敎長), 교수(敎授), 집강(執綱), 도집(都執), 대정(大正), 중정(中正) 등의 두목들을 각 지방에 임명하였습니다. 또한 포(包)와 장(帳)이라는 회소(會所)를 설치하여 무리를 모은 것이 1,000만으로 헤아릴 정도였습니다. 법의 처벌을 받은 최제우의 억울함을 풀어준다고 하며 지난 계사년(癸巳年, 1893)에 그 신도 수천 명을 데리고 대궐 문 앞에 나아가 집단으로 상소하였다가 곧 해산하였습니다. 또 보은(報恩)의 장내(帳內)에 많은 무리를 모았다가 순무사(廵撫使)의 선유(宣諭)를 받아 각자 해산하였습니다. 갑오년 봄에 이르러 피고의 도당(徒黨)인 전봉준(全琫準)이 고부(古阜) 지방에서 같은 패거리들을 불러모아 기미를 틈타 세찬 바람처럼 일어나서 관리들을 살해하고 성진(城鎭)을 함락시켜 충청도와 전라도 두 지역이 썩어 문드러져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피고는 이에 대해 사주하거나 호응한 일이 없다고 하지만, 소란 전반의 단계와 재앙의 근원을 궁구해 보면 피고가 주문과 부적으로 대중들을 미혹시킨 데에서 연유한 것입니다. 피고 최시형은 『대명률(大明律)』 「제사편(祭祀編)」 금지사무사술조(禁止師巫邪術條)의 “일체의 좌도(左道)로 정도를 어지럽히는 술법을 부리거나, 도상(圖像)을 은밀히 보관하거나, 향을 피워 무리를 모으거나, 밤에 모였다가 새벽에 흩어지거나, 겉으로는 착한 일을 하는 척 꾸미고 인민(人民)을 부추겨 현혹시키는 수범(首犯)”에 관한 율로 교수형에 처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라고 했습니다. 해당 범인 최시형을 원의율(原擬律)에 따라 처판하겠다는 뜻으로 삼가 아룁니다. 광무 2년 7월 18일 성지를 받듭니다. 신 조(臣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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