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05-214
광서 20년(1894) 5월 29일 술시(戌時, 19~21시) 도착
부전: 총리아문에서 보내온 전보
조선이 속방이 아니라고 답하지는 않았으니, 그래도 아직 결렬에 이르지는 않았다. 연일 영국 공사가 본 총리아문에 와서 본국 외무부에서 보내온 전보 내용을 알려 주었는데, 중간에서 조정해 사단이 일어나지 않게 하라는 내용이었다. 문의하기를, 중국이 만약 조선의 내정을 정리하고 조선의 영토를 같이 지켜서 타인이 점거하지 못하게 하는 두 항목을 피차간에 협상하기를 원한다면 그가 곧 외무부에 답신의 전보를 보내어 주일 영국 공사로 하여금 일본에 협상하도록 재촉할 것이고, 진실로 또한 원한다면 각국도 일본에 강하게 요구해서 철병하도록 재촉할 것이라고 하였다. 생각해 보니, 이 일이 만약 잘된다면 군대를 동원하는 일에 비해 마무리 짓기가 용이할 것이다. 이미 중국의 본의는 원래 조선을 보전하고자 함이지만, 반드시 중국의 체제와 권력에 저해됨이 없어야 서로 상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다만 이 방법이 막힘이 있을지 없을지는 반드시 그때에 이르러 참작해서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니, 만약 일을 실행할 수 없다면 그냥 논의를 중지하면 될 것이다. 이것과 대비책 강구는 양자가 상관이 없겠지만, 귀하의 견해가 어떠한지 몰라도, 오코너 공사에게 답변의 전보를 보내기 바란다. 이미 보클락의 전보를 받았는데, 영국이 군함을 일본으로 보낸다는 이야기를 오코너는 가능하다고 여기지 않는 것 같아 본국에 아직 전보를 보내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