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05-182
광서 20년(1894) 5월 27일 사시(巳時, 9~11시)
총리아문에 보냄
어제 원세개의 전보를 왕성 공사에게 전송하여 러시아의 논의가 어떻게 되었는지 문의하였습니다. 이에 왕성의 전보를 받았는데, “좀 전에 러시아 공사를 방문하였지만 마침 그가 출타 중이어서, 서신을 보내와 내일 아침 가서 얘기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일본이 우리를 다그침이 이러한 지경에 이르렀는데 만회할 수단이 없는 듯하며, 만약 평화가 깨진다면 반드시 사신을 철수시켜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각 항구의 상민(商民)이 모두 5,000여 명인데 신병과 재산을 총리아문이 협상해서 조선의 보호에 위탁해야 하는지 아니면 호(滬)에서 배를 고용해서 싣고 돌아가야 하는지 총리아문과 상의해서 지시를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원세개로부터 후속 전보는 없었습니다. 일본과 조선의 평화가 깨졌는지 여부와 조선이 과연 일본에 따를지 여부는 저들 사이에 논의가 확정된 뒤를 기다려야 하니, 그때 다시 참작하여 처리하기 바랍니다. 왕성의 논의는 지나치게 급한 것 같습니다. 이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