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05-157
광서 20년(1894) 5월 24일 사시(巳時, 9~11시)
총리아문에 보냄
원세개가 밀전(密電)을 보내어 아뢰기를, “난전(瀾電)을 삼가 잘 받아 보았습니다. 조선의 정치 혼란은 민비(閔妃)에게서 근원하니, 민비를 제거하지 않으면 단연코 착수할 수가 없습니다. 일전에 여러 민씨에게 권하여 물러나라고 고하고 명망 있는 노신(老臣)을 발탁하라고 한 지 이미 3일이 되었지만 조금의 움직임도 없으니, 위기의 시기를 틈타 핍박해서 일본과 연합하도록 내모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하물며 설령 잠시 말을 듣게 할 수 있더라도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반드시 예전대로 돌아갈 것입니다. 대원군 이하응(李昰應)이 지금 스스로 떨쳐 일어난다면 가장 좋지만, 애석하게도 늙어서 무용(無用)합니다. 한편 왜병의 훈련 방법과 율령이 매우 뛰어나 아직 경시할 수 없습니다. 민비의 일은 비밀에 부쳐서 누설되어 변고가 일어나는 것을 막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