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05-128
광서 20년(1894) 5월 21일 신시(申時, 15~17시)
총리아문에 보냄
원세개가 21일 전보를 보내어 아뢰기를, “인천에서 보낸 전보를 차례차례 받았습니다. 일본의 대부대[大隊]가 계속해서 한성에 왔는데, 일본이 간간이 자주와 정치 혁신을 말하니, 조선인들이 자못 현혹되어 정치 혁신을 바라는 자들이 더욱 많아졌다고 합니다. 조선인들이 말하는 뜻을 살펴보니 점차 딴마음을 품고 있어서, 일본의 대부대가 한성에 도착한 후에 협박하고 농간을 부리는 것이 모두 쉽게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우리가 빈말로 조선을 움직이는 것은 아마 안 될 것 같으니, 형세는 이미 쉽게 만회할 수 없습니다. 일본은 조선의 자주를 지지한다고 말하는데, 조선 국왕 및 많은 소인배들이 이를 즐겨 들을 뿐 아니라 각국도 모두 묵인하고 있습니다. 조선이 지금 특별히 김가방(金嘉鎊)을 내참의(內參議)로 발탁했는데, 김가방은 일본에 빌붙는 특히 간교한 자이니, 조선의 뜻은 이미 그 일부가 드러났습니다. 한편 어제 번갈아 조선을 재촉하여 군대를 보내 토벌하도록 했지만, 지금까지 아무 답변이 없고, 오직 토벌할 교비가 없다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