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05-122
광서 20년(1894) 5월 20일 해시(亥時, 21~23시)
총리아문 및 조선 주재 원세개에게 보냄
왕성 공사가 20일 전보를 보내어 아뢰기를, “좀 전에 (일본) 외무성에서 공문을 보내 말하기를, ‘귀 정부에서 우리가 조선의 변란을 평정하고 선후책을 마련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우리 정부는 같은 의견일 수 없음이 매우 유감이다. 다만 조선은 붕당이 서로 싸우고 내부의 변란이 계속 일어나는데, 그 사변의 원인을 끝까지 따지자면 반드시 그 자주의 길을 온전히 하는 데 결여된 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조선에 대하여 이해관계가 특히 심하여 끝내 그 나라의 참상을 모르는 체할 수 없으니, 만약 미루어 버리고 돌아보지 않으면 교린의 우의를 어그러뜨릴 뿐만 아니라 또한 우리나라의 자위의 길에도 위배가 된다. 까닭에 백방으로 조치를 취하여 조선의 안전을 구하는 것이다. 지금 머뭇거린다면 조선의 변란은 갈수록 장기화되고 갈수록 빈번해질 것이니 그런 까닭에 방법을 마련하여 대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앞으로 나라의 안전을 보장하고 정치가 올바름을 얻기를 기약하려면 끝내 철병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가벼이 철병하지 않는 것은 천진조약에 따른 것일 뿐만 아니라 또한 선후의 예방의 계책이기도 하다. 본 외무대신이 진심을 피력함이 이와 같으니 설령 귀 정부와 견해가 서로 다르더라도 우리는 단연코 현재 조선에 주둔하고 있는 병사들을 철수시킬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삼가 전보로 보고드리니, 총리아문에 전송해 주시기 바랍니다. 러시아 공사가 말하기를, ‘일본이 파병한 것은 본래 경솔해 진실로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이니, 그들은 반드시 스스로 철병할 것’이라 하였습니다. 러시아 수도로부터 아직까지 전보가 이르지 않았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