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05-117
광서 20년(1894) 5월 19일 유시(酉時, 17~19시) 도착
부전: 총리아문에서 보내온 전보
조선에서 전주성이 수복되면서부터 패배한 교비 약간 명이 끝내 어디로 갔는지 지금까지 정확한 소식이 없다. 지금 이 시기에 조선은 일본을 호랑이처럼 두려워하여 도리어 비적을 토벌하는 마땅한 일을 계획 선상에도 올려놓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특히 황당하고 미혹스런 일이다. 일본이 파병해서 돕겠다고 핑계를 댄 것은 조선이 비적을 평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두머리 1명을 붙잡지 못하고 나머지 비적들의 거취를 알지 못하여 소란이 두 도(道)의 비적과 민중에 미치고 있는데, 하루아침에 조사해서 자취가 없다 하면 누가 실제로 이를 믿겠는가? 일본이 다시 핑계를 대어 단연코 급히 물러가지 않을 것임은 논할 바도 없지만, 설사 동시에 철병한 후에도 꺼져 가던 비적의 불씨가 다시 살아난다면 다시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지금의 계책으로는 마땅히 원세개로 하여금 일본에게 퇴병(退兵)을 재촉할 필요가 없이 오직 조선에 비적의 토벌을 재촉하고 아울러 섭지초와 섭사성에게 기회를 보아 토벌을 돕도록 명해야 한다. 다만 비적을 평정하는 일을 절실하게 두서를 갖추어 외국인들도 함께 볼 수 있도록 하여, 그때 일본과 동시에 철병을 약정한다면 비교적 순조로울 것이다. 지금 이때 일본이 감히 갑자기 조선 병탄을 꾀하지 못할 것임은 또한 사람들이 다 아는 바이지만 그들이 핑계를 대어 군대를 주둔하는 일은 피하지 못할 것 같다. 다행히도 주둔 여부는 우리가 모두 따를 만한 전례가 있으니 시기를 보아 처리해도 또한 대응할 방법이 있다. 현재 추가로 몇 척의 배와 몇 명의 병사를 출발시킬 것인지 전보로 답하기 바란다. 만약 일본의 추가 파병이 끝이 없다면 우리가 응당 더 많이 동원해서 성세(聲勢)를 도와야 할지 여부를 조사해서 적절한 방법을 강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