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05-114
광서 20년(1894) 5월 19일 오시(午時, 11~13시)
총리아문에 보냄
섭지초 제독이 아산에서 전보를 보내어 답하기를, “전주의 교비를 탐색해 보니 숨어 있는 자들이 아직 많은데, 조선 조정은 병을 숨기고 의사를 기피하듯 우리가 교비를 토벌하는 것을 가로막아 일본이 도발하는 분란을 없애 보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군대를 주둔한 지 열흘 동안 일본이 더욱 방자하게 멋대로 구니, 왜병의 진퇴는 교비의 토벌 여부와 관계가 없음을 볼 수 있습니다. 왕성(汪星)에게 답변의 전보를 보내 말씀하기를, ‘나머지 교비는 중병이 필요치 않아 우리가 이미 소부대를 보내 체포토록 했으니 조만간 깨끗이 일소할 수 있을 것이므로 양군이 합동으로 토벌하다가 분란이 생기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하셨는데, 현재의 주장을 견지하시길 바라지만, 이미 소부대라고 말하고 섭사성 총병이 앞으로 진군한다면 큰 소리로 선전하는 격이 될까 걱정이 됩니다. 이에 이미 비밀리에 적합한 초관(哨官) 윤득승(尹得勝), 언옥춘(鄢玉春)을 보내 소부대를 거느리고 길 안내인을 대동하여 신속하게 전주 일대로 가서 현상금을 내걸어 교비의 두목을 체포하고 나머지 일당을 위무ㆍ평정토록 하였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