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05-088

광서 20년(1894) 5월 15일 술시(戌時, 19~21시)

속히 섭지초 군문의 행영(行營)에 체송(遞送)함

12, 13일자 전보는 읽어 보았다. 일본 조정이 중병(重兵)으로 조선을 협박해서 선후책을 논의하고자 하는 것이지 우리와 전쟁을 도모하는 것은 아니니, 당연히 미리 한성으로 간다고 미리 소문을 퍼뜨릴 필요가 없다. 무관 유(劉)의 탐문에 의하면, 전주의 비적이 부안과 고부 등지로 달아났는데, 조선 조정에서 거짓으로 비적이 이미 평정되었다고 말하니, 일본인들이 믿지 않는 것도 일리는 있다. 계속해서 비적들이 어디에 모여 있는지 확실하게 탐지토록 해서 기회를 보아 처리해야 할 것이다. 다만 앞길이 생소하고 군수품 조달이 이어지지 않고 있으니, 또한 진격하여 토벌한다고 말하기 쉽지 않고 또한 토벌하려 해도 토벌할 게 없을까 걱정이 된다. 이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