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05-055
광서 20년(1894) 5월 10일 유시(酉時, 17~19시)
부전: 원세개가 보내온 전보
조선에서 누차 군대를 늦추어 줄 것을 원했지만, 저(원세개)는 전주가 아직 수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질책하였습니다. 지금 전주가 수복되어 계속 거부하기 어려운데, 이 공문의 뜻은 우리가 속히 철병을 청해서 일본으로 인한 위기를 해결하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철병하기도 마땅치 않고, 헤아리자면 진병(進兵)하기도 불가하니, 응당 조용히 주둔하며 조금 기다리면서 토비가 모인 곳을 탐지하면 다시 참작하여 진병해야 할 듯합니다. 만약 며칠 내에 토비가 모이지 않으면, 곧 먼저 대부대[大隊]를 철수시키되 수백 명을 남겨서 진압에 대비하고, 예외 없이 깨끗이 일소하기를 기다려 다시 전부 철수해야 합니다. 조선은 바야흐로 온 나라가 기뻐하고 있는데, 만약 억지로 진군하면 반드시 의심이 많아져 장차 사건이 터졌을 때 견제할 것이고, 침입하여 어지럽힌다는 힐책을 당하면 적절히 처리하기 힘들 것이니, 청컨대 조사해서 지시를 내리시면 따르겠습니다. 원세개 올림. 10일 묘시(卯時, 5~7시). 제10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