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05-013
광서 20년(1894) 5월 4일 미시(未時, 13~15시)
총리아문에 보냄
좀 전에 천진 주재 일본 영사가 외서(外署)의 전보를 가지고 와서 말하기를, “조선의 일이 많이 위급하여 일본에서는 이미 병사를 파견하여 사서(使署), 영사(領事) 및 상민(商民)을 보호토록 했다.”라고 하여, 나(이홍장)는 “한성과 인천, 부산 등의 각 항구는 현재 모두 안전하고 조용해서 중국에서 파견한 병사는 오로지 내지의 토비(土匪)를 토벌하고, 아울러 한성 및 통상하는 각 항구에는 이르지 않을 것이니, 너희 나라에서는 파병해서 놀라게 하거나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영사는 병사를 이미 파견했다고 말했지만, 얼마나 되는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나(이홍장)는, “만약 이미 파견하여 관상(官商)을 보호토록 했다면 단연코 많아서는 안 되고, 또한 조선이 파견을 요청한 것이 아니니 단연코 내지에 들어가서 중국과 일본의 군대가 서로 만나 분란이 생기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영사는 이를 받아들여 즉각 외서(外署)와 이토 히로부미에게 전보를 보내기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