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19-03-029

광서 19년(1893) 3월 25일 술시(戌時, 19~21시)

총리아문에 보냄

원세개가 전보를 보내어 아뢰기를, “어제 듣기에 충청도에서 전보를 보내어 말하기를, ‘보은현(報恩縣) 경내(境內)에서 동학 교비(敎匪) 27,000여 명이 밤낮으로 모여 주문을 외우고 장차 일본을 공격하여 정의를 구현하겠다고 말하여, 관리들이 해산을 권했지만 이를 듣지 않았고, 또한 이를 금하거나 체포할 힘도 없었다’라고 하였습니다. 저[凱]는 곧 조선 조정에 권하여 조병호(趙秉鎬)를 감사(監司)로 뽑아 속히 부임(赴任)하도록 하였습니다. 청주(淸州)의 연군(練軍)을 동원하여 현지에 가서 진압하도록 하는데, 만약 그들이 성의 험요한 곳까지 공격하여 의거하게 된다면 단기간에 섬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조선 관원들이 나약하고 느슨하며, 군대는 통제가 되지 않으니, 다시 지체한다면 장차 화근을 키우게 될까 걱정이 됩니다. 한편 보은과 한성의 거리는 380리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저(이홍장)는 원세개에게 위촉하여 비밀리에 조선 조정과 협의하여 적절한 방안을 강구하여 진압ㆍ해산시키도록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