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1895)]

을미년 정월 초4일, 하마당(下馬塘)에서 돌아오면서 부대를 남겨 지키게 하였다.

초8일, 풍국장(馮國璋)을 천진(天津)으로 파견해 무기를 수령하고 부상 이홍장에게 속히 공자(功字) 등의 영(營)을 파견해 주길 요청하도록 하였다.

초9일, 말을 타고 각지의 요충지를 살펴보면서 다시 연산관에 부대를 주둔시켰다.

15일, 부대를 거느리고 하마당으로 가서 왜군의 진영을 기습하려고 하였다.

16일, 부상 이홍장의 전보를 거듭 받았는데 수도 지역과 천진의 해안 방어 태세가 매우 긴급하여 조정의 상유(上諭)에 따라 소속 부대를 거느리고 추호의 지체도 없이 급히 관내(關內)로 달려와 수도 지방을 지키되 마천령의 방어는 진식(陳湜) 안찰사[臬司]에게 상군(湘軍) 군사를 파견해 10개 영을 거느리고 주둔하도록 하라는 명이었다. 곧이어 청경(淸卿, 吳大澂의 자) 오대징(吳大澂) 통수, 축삼(祝三) 송경(宋慶) 통수가 전보로 상주(上奏)하여 우리 부대를 남겨 두기를 청하였지만 조정의 상유는 모두 허락하지 않았고 여전히 신속하게 관내로 들어올 것을 분명히 하였는데 재촉하는 전보가 연이어 왔다.

17일, 연산관에 가서 경기산(耿岐山)을 만나 모든 것을 상의하고 저녁에 하마당으로 돌아왔다.

18일, 하청운의 기병부대에게 잠시 하루 더 머물면서 상군(湘軍)이 도착하기를 기다려 다시 출발하도록 명하였고 영무처(營務處) 주정신(周鼎臣)에게 보병부대의 군수품을 살펴보고 당일로 신민둔(新民屯)에 가도록 명하였다. 직접 기병 소부대를 거느리고 첨수참으로 가서 여도생(呂道生), 손자양(孫子揚) 두 사람을 만나 모든 것을 상의한 뒤 바로 길을 떠났다. 그날 밤 낭하구(狼河溝)의 전운국(轉運局)에서 묵었다.

20일, 길에서 속속 마천령으로 가고 있는 상군부대와 만났다. 오각(午刻)에 요양성(遼陽城)으로 들어가 방선(舫仙, 陳湜의 자) 진식 염방(廉訪) 및 서여정(徐礖亭) 사마(司馬), 오교사(吳翹士) 대령(大令) 등을 만나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그곳에서 묵었다.

23일, 신민둔에 도착하여 무민청(撫民廳) 마위빈(馬渭濱), 여자무(余子務) 등 여러 사람을 만났다.

24일, 큰 눈이 내렸다. 휘하의 기병 및 보병부대 각 영(營)이 모두 신민둔으로 속속 도착하였다.

25일, 하청운(夏靑雲)의 기병부대를 거느리고 앞서 출발하고 보병부대는 뒤따라오게 하면서 눈보라 속을 달려 영원(寧遠)에 도착해 주둔하였다.

27일, 석산참(石山站)에 도착해 옥산(玉山) 주복(周馥) 염방(廉訪)을 만났다. 마금서(馬金敍) 등은 이미 유방영(楡防營)을 거느리고 먼저 도착해 있었다.

29일, 도중에 사하역(沙河驛)에서 원세개 관찰(觀察)을 만나 한 시간 남짓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눈 뒤 각자 말에 올라 길을 달리해 헤어졌다.

2월 초1일, 오후에 유관(楡關, 산해관)으로 들어와 현장(峴莊, 劉坤一의 자) 유곤일(劉坤一) 제군(制軍)을 만나 인사하고 마천령 방어 상황을 직접 보고하였다. 저녁에는 변득상(卞得祥) 통령(統領)의 군영에서 묵었다. 곧바로 기석(夔石, 王文韶의 자) 왕문소(王文韶) 통수의 자문(咨文)을 받았는데, 이미 조정의 상유(上諭)를 받고 즉시 (이홍장으로부터) 직인(職印)을 인계받아 사무를 처리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초2일, 노대(蘆臺)에 도착해 어머니를 뵙고 인사드린 뒤 군복을 벗고 옷을 갈아입으니 벌써 기어 나왔다. 곧바로 기차를 타고 천진에 도착해 부상 이홍장과 왕문소를 만나 인사드린 뒤 작별하고 직례(直隸)의 고북구(古北口)에 제독(提督)으로 부임하러 갔다.

(번역 : 권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