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군관 이태래가 보고하는 일입니다. 이 달 17일에 청주병영의 영관 이용정과 대관 김영진 및 의사(義士) 박정빈, 참모관 홍영훈 등이 군사를 좌우로 나누어 이용정을 앞에 내세워 먼저 보은의 대암점에 다다랐습니다. 수백 명의 적도들이 집결해 있었기 때문에 급히 공격하여 총을 쏘아 죽인 자들이 24명이었으며 그 나머지 무리는 종곡(鍾谷)으로 달아났습니다. 해가 저물어 부대를 주둔시켰습니다. 18일에 종곡에 도착하자 상주의 군사 110명과 일본 군사 40명이 율현에서 먼저 와서 접전을 벌여 싸움터 한가운데에 포위되어 있었기 때문에 먼저 대포를 쏘고 좌우에서 협공하자 적도는 저항하지를 못하고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습니다. 힘을 합쳐 수십 리를 쫓아가 총을 쏘아 생포한 자들의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습니다. 그리하여 크게 완전한 승리를 거두었으며, 적도는 스스로 서로 밟혀서 죽은 시체들이 들에 가득했습니다. 날이 저물어 남악리에 머물러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적도는 밤을 틈타 멀리 달아났으며, 거괴는 모두 속리산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다음날 새벽에 용화와 속리 등지로 가려고 하였으나 상주의 군사와 일본 군사가 본주(本州)가 비어 있다는 이유로 상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제(題): 크게 완전한 승리를 거두었으니 참으로 가상하고 기쁜 일이다. 다만 거괴는 아직도 머리를 베지 못하고 있으니 더욱 격려하여 뛰어난 공적을 아뢰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