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지 대도회 해산 행진
8월 28일 아침 일찍 ‘화지 동학 대도회’ 진중 직곡접 모사장 이름으로 예천으로 행진 영을 내렸다.
각 접 포군은 각각 항오를 정제하고 군기를 단속하여 달려드는 범의 앞을 찰 듯이 사기를 돋운 후 제각기 (자기) 접장 대장에게 대마를 등대하여 좌·우익이 옹위하여 기구 있게 떠났다. 화지에서부터 예천 십 리를 온통 산과 평야를 다 덮을 만한 기세였다. 선진이 읍에 닿아도 화지에 있는 본진은 한꺼번에 가지 못하고 조금 줄 정도였다.
모사장 학초의 출진 기구는 백마상 부담 위에 좌우 기찰과 총 멘 자 수백 명이 자기 수하 5,770여 명을 영솔하고, 각 접 군졸 오만여 명의 진과 퇴를 임의로 행하였다. 일동 일정은 박학초의 청령이 내려지는 대로 거행하였다. 화지에서 선참 출진하며 직곡접은 선봉으로, 중군인 대장 진이 그 뒤를 따랐다.
5리나 행진하여 좌우를 돌아보니 때는 오후 석양이 서정자 십 리 제방 위에 있는 버드나무 잎을 빛내고 있었다. 비단 도인뿐 아니라 근처 백성이 도망을 하는지 구경을 왔는지 좌우 산천은 인산인해를 이루어 이같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