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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학초전 박학초실기
일러두기

계미년 흉년

고종 20년인 1883년(계미년)은 학초 나이 20이 되는 해였다. 이해에 참혹한 흉년이 들었는데 농가에 모를 근근이 심은 자는 나중에 물이 없어 폐농하고, 심지 못하고 건종(乾種)을 대신 파종한 사람은 그래도 먹을 것이 있었다. 야외생민(野外生民, 땅이 없는 사람들)은 흉년을 견디지 못하여 서로 이산하니 실인즉 다 억조창생이 어찌 살길을 바라겠는가? 도처에 행걸(行乞)이요, 촌락은 빈집이 많았다. 이때 학초의 집은 처가며 고모가, 외가로 내왕하며 갑신년 다음 해 봄 농사 때를 기다리며 지냈다.
 10월 초에 집에 돌아온 학초를 보고 마을 사람들이 이르되 “그대 집에 밤중이 되면 집이 우니, 단장(短牆) 안에서 말 달리는 소리가 나는데 보이지는 아니하고 소리는 나며, 집 대들보에서 ‘딱딱’ 소리가 나다가 큰 짚단을 들어 치는 것같이 ‘탕’ 소리에 땅이 울리게 하고, 또 ‘퉁’ 소리도 나네. 거푸거푸 그러하니 밤에 그 집에서 자지 말라.” 하였다. 학초는 “인적이 드문 곳의 바람 소리요, 기력이 허하면 귀신이 보인다는 말도 있습니다. 예사로 쓰는 말에도 이르기를 사람이 겁먹고 의심하면서 밤길을 가면 만산 초목의 나무 포기마다 범으로 보인단 말과 같은 것입니다. 당당한 집주인이 있으면 어찌 그럴 이치가 있겠습니까?” 하고 어린 동생을 데리고 집에 가서 조금도 의심 없이 밤을 지내었다. 동네 사람들도 밤을 지내는 것을 구경하는데, 바람에 일초 잎새에도 바싹거리는 소리도 없고 무사히 잠을 잤다.
 “동네 사람들이 정당한 주인에게는 요사스러운 것이 범접을 못하는구나.” 하고 온 동네 사람들이 안심하였다.

주석
건종(乾種) 건종(乾種):가뭄에 자랄 수 있는 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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