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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경주 홍천동 약국 개설

1895년(을미년) 2월 약령시에 대구로 가서 약을 사서 의약 설국하였다. 아는 사람도 적을 뿐더러 흉년 이후라 사람들이 없고 봉계동 위치가 홀로 외딴곳에 떨어져 (의약 설국으로는) 부당하였다. 답답한 심화를 진정치 못하던 차에 경주서 새로 사귄 친구 최화숙이라 하는 사람으로 인연하여 경주군 강서면 홍천(洪川)동에 빈집을 얻어 약국 이름을 붙였다. 이때가 5월 24일이었다. 처음 홍천 새 터로 가는 모양이 나귀 한 필을 빌려 약을 싣고 최씨, 강씨, 병일 등 처자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섰다. 부친 마음에 ‘저들이 저같이 하여 산수 인물 낯선 곳에 빈손 맨주먹에다 무일푼 처지로 (어떻게 살아갈꼬?’ 하는 생각과) 앞뒤에 처자를 대동하고 객지인 그 집마저 두고 집 없는 곳으로 떠나는 모습을 보니 자연 참혹하신 마음을 진정치 못하여, 하직 인사를 드리니 툇마루에 말없이 앉아 계시었다. 동기 수숙(嫂叔) 간에 문밖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니) 허망할 따름이었다. 왜지동(瓦旨洞)에 당도하여 노당재[魯塘嶺]를 바라보니 아주 많은 심회(心懷)가 절로 났다.
 ‘저 산 저 길 위로 만고풍상에 오늘 나 같은 사람이 몇몇이나 지났는지? 유정무지 처자들은 나 하나 보고 따르건만 실수남아의 도처가 간두(竿頭)로다.’
 노당재를 나서니 광활한 안강들은 동도(東都) 고도로 통해 있어 옥야천리(沃野千里)라 할 듯한데, 갑오년 흉년이 어찌 그리 참혹하였으며, 신라 고국(故國)의 흥망(興亡)하는 때가 자연 인사의 감동으로 인해서로다. 이날 오시(午時, 오전 11시〜오후 1시)에 홍천 새 터 빈집에 도착하여 청소를 하였다.

걸인모양 머물더니        일삭이 못되어서
그걸사 집이라고          개걸갔던 가주(家主)가 찾아와
또한집을 얻어가니        일삭이 또못하여
가주가 찾아와서          부적에 삼천하여
또한집을 얻어가니        부적에 내권두고
홍수자의 머리방에        약을걸고 머문거동
주인수재 벗을삼아        빈천에 낙을붙여
세월을 보내자니          소위요절 행색이라
내마음 모른사람          웃는거동 먼저알고
사람경력 하여보니        각자수신 제일이요
방언과영 이한마선        상하도가 판이하다
중심을 촌탁하니          이마음 뉘알소냐
산수인물 사귀어놓고      갈곳을 둘러보니
뚜껑에 메(-밥)도같고      창파에 배도같다
추풍이 불작시면          낙엽도 기근이오
하물며 사람이야          낙지(樂地)가 어디인고
사람마다 이른말이        내고향이 낙지로다
새도길들인 가지를가리고  고기도 놀던물을좋다하고
기러기는 추남춘북        하물며 사람살곳
인걸은 지령이라          인심이 주장인데
우선고생 생각하니        가관으로 웃는거동
사람마다 나의처자        귀한줄로 알건만은
산수인물 낯선곳에        몸뿐이고 다없으니
자영하니 걸인이요        생각하니 광부로다
소소새새 오는비는        철철출출 새는집이
한대만 못한걸사          나의집이 아니로다
영영청승 파리소리        솔솔기는 새가리
일락서산 저문날에        난리났다 모기소리
주점도 아니어든          과객도 방불하다
생전에 아니먹던맥반은    먹은후에 상상하니
호(好)타하 맥반(보리밥)과  묽은 정두죽은
한광무(광무제)도 하였으니 맥반 흥탕이야
옛성인도 하였거늘        고금비존 하여보니
기갈이 감식이요          시장이 반찬이라
비루한 의복과            고초한 모양은
사람마다 여사라          억지로 견디다가
실인의 거동보소          책망같이 하는말이
출입이요 오입이오        이것도 팔자리까
몹쓸시절 태평커든        얼른바삐 가사이다
그말말고 내말듣소        천하가 일방으로
상도에 동란이요          하도에 흉년일세
이같이 세월가서          추칠월 스무날에
또한집에 이사하니        이사가 세번이라
삼천지교 옛법인가        홍천지형 둘러보니
어래산 일지맥이          서출이 동래하여
북으로 봉계동이오        남으로 홍천인데
부모형제 갈라있어        강운보월 유해처요
앞으로 안강들은          동경고도 통해있고
동서로 통한길은          영천흥해 통해있고
일점동산 송정하에        전결일촌 되었으니
수구가 무정하여          장구흥복 물을러라
식수가 멀었으니          정구지인 결박이오
4월후 7월보니            맥반의 진사리야
농부의 하는소리          맥주(보리술)에 취했도다
추색이 등장하니          인심이 물풍이라
팔월추석 시월모사        이웃인정 구경하니
색색이 갖은음식          갚음이 없었으니
마음조차 잊으시며        사는범복 의복모양
마음조차 추비하리        내심사 들어보소
사람의 먹고입는사치      있고보면 뜻에없고
부자암만 좋다해도        부러운마음 전혀없고
주경야독 동중서를        은근히 뜻에두고
물위양상 원앙이는        옛사람의 효칙이라
신롱유업 산백호를        일단에 공부하여
사람의 경력이오          생애를 하자하니
낙재기중으로             소견세월이라

주석
홍천(洪川)동 홍천(洪川)동:현 경주시 안강읍 산대리.
간두(竿頭) 간두(竿頭):막대기 끝처럼 위태로움.
옥야천리(沃野千里) 옥야천리(沃野千里):끝없이 넓은 기름진 들판.
촌탁 촌탁(忖度):남의 마음을 미루어 짐작함.
광부 광부(曠夫):아내에게 충실하지 못한 남편.
새가리 새가리:서개의 방언.
동중서 동중서:중국 한나라 때의 유학자로 태학을 처음 세움. 맹자의 인의예지, 4덕목에 ‘신’을 추가하여 5덕목을 완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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