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問) : 금일(今日) 또한 이전과 같이 사실을 조사할 것이니 숨김없이 바른대로 대답하라.
공(供) : 모두 알겠습니다.
문(問) : 삼례(參禮)에 있을 때 작년(昨年) 9월에 별도로 대서(代書)한 사람이 없었고 접주(接主) 중에 번갈아가면서 글을 썼다고 하였는데 과연 그러하냐?
공(供) : 별도로 대서(代書)한 사람이 없었고 접중(接中)에서 번갈아가면서 그것을 베꼈습니다. 처음에는 임오남(林五男)으로 하여금 베끼게 하였으나 그가 무식(無識)하여 이를 놓아두고 또 김동섭(金東燮)으로 하여금 잠시 대서(代書)하도록 하였습니다.
문(問) : 대서(代書)한 사람이 오직 김동섭(金東燮), 임오남(林五男) 두 사람 뿐이냐?
공(供) : 접주(接主) 중에 문계팔(文季八), 최대봉(崔大鳳), 조진구(趙鎭九)가 혹 대서(代書)하였으나 불과(不過) 몇 차례 쓰고 그쳤습니다.
문(問) : 너와 최경선(崔慶善)이 서로 친한 것이 몇 년이냐?
공(供) : 동향(同鄕)으로써 서로 친한 것이 5~6년 됩니다.
문(問) : 최(崔)는 일찍이 너와 서로 스승의 직분이 있었느냐?
공(供) : 단지 친구(親舊)로서 상종(相從)하였지 스승에게서 가르침을 받는 직분은 없었습니다.
문(問) : 너의 공초(供招)에 부실(不實)한 곳이 있는 것 같아 허공(虛空) 속에 재판(裁判)을 질질 끌고 있다. 또 너에게 해(害)가 됨이 없는데도 무슨 까닭으로 이같이 하느냐?
공(供) : 별로 정황(情況)을 속인 것이 없습니다. 일전(日前)에 송희옥(宋喜玉)의 일은 잠시 또 은폐하였으나 또한 명확히 말하였습니다.
문(問) : [편지 하나를 보여주면서 말하기를] 이것이 너의 친필(親筆)이 아니라고 한 것은 정황(情況)을 속인 게 아니면 무엇이냐?
공(供) : 이미 공술(供述)에서 내가 한 일은 내가 한 일, 내가 쓴 글은 내가 쓴 것이라고 하였는데, 유독 필서(筆書)만 나의 필서(筆書)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이 몸에 무슨(利益)이익이 있다고 이를 속이겠소? 과연 자필(自筆)이 아닙니다.
문(問) : 최경선(崔慶善)의 공술(供述)은 이것을 너의 필서(筆書)라고 하였는데 너는 아니라고 말하니 어찌 정황(情況)을 속인 것이 아니냐?
공(供) : 다시 최(崔)에게 물어봄이 가(可)합니다. 다시 그로 하여금 습자(習字)하도록 한다면 글씨체를 가히 판별할 수 있습니다.
문(問) : 일전(日前)에 너를 신문(訊問)할 때 네가 말하기를, 삼례(參禮)에 있을 때에는 서기(書記)라는 명색(名色)이 없었다고 하였는데 지금은 서기(書記)라는 명색(名色)이 있었다고 말하니 어찌된 것이냐?
공(供) : 지난날에는 대략(大略)을 그것을 말했지만 지금은 상세(詳細)히 묻기 때문에 그 때 잠시 대서(代書)하는 자를 서기(書記)라고 칭하였습니다. 아룀(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