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問) : 네가 작년(昨年) 3월 기포(起包)한 뜻은 백성을 위하여 해독(解毒)을 제거(除去)함으로 뜻을 삼았다 하니 과연 그러하냐?
공(供) : 과연 그러합니다.
문(問) : 그렇다면 내직(內職)에 거(居)하며 외임(外任)을 맡은 관원(官員)이 다 탐학(貪虐)하냐?
공(供) : 내직(內職)에 거한이가 매관육작(賣官鬻爵)으로 일을 삼으나 내외(內外)를 막론하고 다 탐학(貪虐)이외다.
문(問) : 그렇다면 전라(全羅) 한 도(道)의 탐학(貪虐)하는 관리(官吏)만 제거(除去)하자 기포(起包)하였더냐, 팔도(八道)를 일체(一軆)로 하려는 의향(意向)이냐?
공(供) : 전라(全羅) 한 도(道)의 탐학(貪虐)을 제거(除去)하고 내직(內職)으로 매작(賣爵)하는 권신(權臣)을 모조리 쫓아내면 팔도(八道)가 자연(自然) 일체(一軆)로 될 터이오이다.
문(問) : 전라도(全羅道) 감사(監司) 이하(以下)로 각 고을의 수재(守宰)가 다 탐관(貪官)이냐?
공(供) : 열에 여덟아홉이다.
문(問) : 무슨 일을 지목(指目)하여 탐학(貪虐)이라 하느냐?
공(供) : 각 고을의 수재(守宰)가 상납(上納)이라 칭하고 혹 결복(結卜)에 가렴(加斂)하며 호역(戶役)도 함부로 징수하며 조금 살만한 백성이 있으면 공연(空然)히 죄를 얽어 돈과 재물을 늑탈(勒奪)하고 전장(田庄)도 함부로 침범함이 비일비재(非一非再)외다.
문(問) : 내직(內職)으로 매관(賣官)하는 자는 누구인고?
공(供) : 혜당(惠堂) 민영준(閔泳駿), 민영환(閔泳煥), 고영근(高永根) 등이외다.
문(問) : 이들 사람에만 그치었느냐?
공(供) : 이 밖에도 허다(許多)하옵니다. 기억할 수 없나이다.
문(問) : 이들 사람이 매관(賣官)함은 어찌 분명(分明)하게 아느냐?
공(供) : 온 세상에서 훤자(喧藉)하여 알지 못하는 사람이 없음이외다.
문(問) : 네가 무슨 계책(計策)으로 탐관(貪官)을 제거(除去)하려 하였느냐?
공(供) : 특별한 계책(計策)이 있음이 아니라 본심(本心)이 안민(安民)하는데 간절하여 탐학(貪虐)을 보면 분하고 한탄스러움을 이기지 못하여 탐학(貪虐)을 제거하는 이런 일을 행함이외다.
문(問) : 그렇다면 정소(呈訴)하여 원통함을 칭하지 아니하였느냐?
공(供) : 감영과 고을에 몇 차례나 정소(呈訴)하였는지 알지 못함이외다.
문(問) : 감영에 정소(呈訴)하고 고을에 정소(呈訴)한 것은 네가 친히 행하였느냐?
공(供) : 매차(每次) 소지(所志)는 이 몸이 제작(製作)하였사오나 정소(呈訴)하기는 원민(寃民)으로 하게 하였사옵나이다.
문(問) : 그렇다면 묘당(廟堂)에도 소원(訴冤)하였느냐?
공(供) : 정소(呈訴)할 길이 없어서 홍계훈(洪啓勳) 대장(大將)이 전주(全州)에 유진(留陣)할 때에 이러한 연유(緣由)로 올렸습니다.
문(問) : 그 때 수재(守宰)가 모두 탐학(貪虐)인데 정소(呈訴)하면 어찌 들어서 시행함이 있으랴?
공(供) : 그러하나 호소(呼訴)할 곳이 없어 부득이하여 거기라도 정소(呈訴)하였나이다.
문(問) : 감영에 정소(呈訴)하고 고을에 정소(呈訴)하기는 어느 때인고?
공(供) : 작년(昨年) 정월(正月) 2~3월 사이이외다.
문(問) : 정월 이전에는 정소(呈訴)하지 아니하였느냐?
공(供) : 정월 이전에 고부(古阜) 한 고을은 민장(民狀)일 뿐, 대단(大端)히 정소(呈訴)는 아니하였느냐.
문(問) : 누차(屢次) 감영(監營)과 고을에 정소(呈訴)하되 끝내 들어 시행하지 아니하기로 기포(起包)하였느냐?
공(供) : 그렇소이다.
문(問) : 네가 고부(古阜) 수령(守令)에게 해(害)를 입음이 많지 않은데 무슨 연유(緣由)의 의견(意見)으로 이러한 거사(擧事)를 행하였느냐?
공(供) : 세상 일이 날로 그릇되기로 분개하와 한 번 세상을 구제(救濟)하자는 의견(意見)이외다.
문(問) : 너와 동모(同謀)한 손화중(孫化中), 최경선(崔慶善) 등이 다 동학(東學)을 몹시 좋아하는 자냐?
공(供) : 그러합니다.
문(問) : 동학(東學)이라는 것은 무슨 주의(主意), 무슨 도학(道學)인고?
공(供) : 수심(守心)하여 충효(忠孝)로 근본(根本)을 삼아 보국안민(輔國安民)하자는 일이외다.
문(問) : 너도 동학(東學)을 몹시 좋아하는 자이냐?
공(供) : 동학(東學)은 수심경천(守心敬天)하는 도(道)이기 때문에 몹시 좋아하나이다.
문(問) : 동학(東學)은 어느 때에 시작하였느냐?
공(供) : 동학(東學)의 시작은 30년 전에 비롯되었음이외다.
문(問) : 어느 사람이 시작하였노?
공(供) : 경주(慶州)에 거(居)하는 최제우(崔濟愚)가 시작하였나이다.
문(問) : 지금도 전라도(全羅道) 안에 동학(東學)을 존숭(尊崇)하는 자가 많으냐?
공(供) : 난(亂)을 겪은 뒤에는 사망(死亡)이 서로 이어져 지금은 크게 감소(減少)하였나이다.
문(問) : 네가 기포(起包)할 때 거느린 바는 모두 동학(東學)이냐?
공(供) : 소위(所謂) 접주(接主)는 모두 동학(東學)이요 그 나머지 솔하(率下)는 충의(忠義)의 칭함이 많음이외다.
문(問) : 접주(接主), 접사(接司)는 무슨 명색(名色)인고?
공(供) : 영솔(領率)의 칭호이외다.
문(問) : 그렇다면 기포(起包)할 때에 군기(軍器)와 군량(軍糧)을 조판(措辦)하는 자냐?
공(供) : 무릇 일에 다 지휘(指揮)하는 자입니다.
문(問) : 접주(接主), 접사(接司)는 본래(本來)부터 있었느냐?
공(供) : 기왕(旣往)에도 있었고 기포(起包)할 때에 창설(創設)함도 있었습니다.
문(問) : 동학(東學) 중에 영솔(領率)의 명색(名色)이 접주(接主), 접사(接司) 뿐이냐?
공(供) : 접주(接主), 접사(接司) 외에도 교장(敎長), 교수(敎授), 집강(執綱), 도집(都執), 대정(大正), 중정(中正) 등 여섯 종류이외다.
문(問) : 접주(接主)란 것은 평소에는 무슨 일을 행하느냐?
공(供) : 행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문(問) : 소위(所謂) 법헌(法軒)은 무슨 직책(職責)인고?
공(供) : 직책(職責)은 아니요, 장로(長老)의 별호(別號)입니다.
문(問) : 이상 여섯 종류의 명칭(名稱)은 무슨 일을 행하느냐?
공(供) : 교장(敎長), 교수(敎授)는 어리석은 백성을 교도(敎導)하는 이요, 도집(都執)은 풍력(風力)이 있고 기강(紀綱)을 밝히며 경계(經界)를 아는 이요, 집강(執綱)은 시비(是非)를 밝히고 기강(紀綱)을 잡는 이요, 대정(大正)은 공평(公平)을 유지(維持)하고 근후(謹厚)한 인원(人員)이요, 중정(中正)은 능히 직언(直言)하고 강직(剛直)한이라 합니다.
문(問) : 접주(接主), 접사(接司)는 직책(職責)이 같으냐?
공(供) : 접사(接司)는 접주(接主)의 지휘(指揮)를 듣고 행하는 자입니다.
문(問) : 이상 허다(許多)한 명색(名色)은 누가 차출(差出)하느냐?
공(供) : 법헌(法軒)으로부터 교도(敎徒)의 다소(多少)를 보고 차례로 차출(差出)하나이다.
문(問) : 동학(東學) 중에 남접(南接)과 북접(北接)이 있다 하니 무엇을 의지하여 남북(南北)을 구별(區別)하느냐?
공(供) : 호(湖) 이남(以南)은 남접(南接)이라 칭하고 호중(湖中)은 북접(北接)이라 칭하나이다.
문(問) : 작년(昨年) 기포(起包)할 때에 이상 각 종류의 명색(名色) 등에게 무슨 사건(事件)을 지휘(指揮)하였느냐?
공(供) : 각기 직장(職掌)대로 행하였나이다.
문(問) : 각기 직장(職掌)은 다 너의 지휘(指揮)를 듣고 행하였느냐?
공(供) : 이 몸이 다 지휘(指揮)하였나이다.
문(問) : 수심경천(修心敬天)하는 도(道)를 어찌 동학(東學)이라 칭하느냐?
공(供) : 우리 도(道)는 동쪽에서 나왔기 때문에 동학(東學)이라 칭하나 처음부터 본뜻은 시작(始作)한 사람이 분명(分明)히 알 것이요, 이 몸은 다른 사람이 칭함을 따라 칭할 뿐이외다.
문(問) : 동학(東學)에 들어가면 괴질(怪疾)을 면(免)한다 하니 그러하냐?
공(供) : 동학(東學)의 글 속에 이르기를, 3년 괴질(怪疾)이 앞에 있으니 경천수심(敬天守心)하여야 면한다 하였나이다.
문(問) : 동학(東學)이 8도(道)에 다 전포(傳布)하였냐?
공(供) : 5도(道)는 다 교(敎)를 행하였으나 서북(西北) 3도(道)는 알 수 없나이다.
문(問) : 동학(東學)을 배우면 병(病)을 면(免)하는 외에 다른 이익(利益)은 없느냐?
공(供) : 다른 이익은 없나이다.
문(問) : 작년(昨年) 3월 기포(起包)할 때는 탐관(貪官)을 제거한 뒤에 또 무슨 주의(注意)가 있느냐?
공(供) : 다른 주의(注意)는 없나이다.
문(問) : 작년(昨年) 홍대장(洪大將)에게 절목(節目)을 올린 것이 있다 하니 과연 그러하냐?
공(供) : 그렇습니다.
문(問) : 절목(節目)을 올린 뒤에 탐관(貪官)을 제거한 징험(徵驗)이 있더냐?
공(供) : 별로 징험(徵驗)이 없습니다.
문(問) : 그렇다면 홍대장(洪大將)이 백성을 속임이 아니냐?
공(供) : 그렇습니다.
문(問) : 그렇다면 백성(百姓)이 다시 어찌 원통함을 호소함이 없었느냐?
공(供) : 홍대장(洪大將)은 그 뒤에 서울에 있었으니 어찌 다시 원통함을 호소하리요.
문(問) : 재차(再次) 기포(起包)는 일본(日本) 병사(兵士)들이 대궐(大闕)을 침범(侵犯)하였다 하였기 때문에 재차(再次) 거사(擧事)하였다 하니 재차 거사한 뒤에는 일본(日本) 병사(兵士)에게 무슨 거조(擧措)를 행하려 하였느냐?
공(供) : 대궐을 침범한 연유(緣由)를 힐문(詰問)코자 함입니다.
문(問) : 그렇다면 일본(日本) 병사(兵士)며 각국(各國)의 사람들이 경성(京城)에 머무는 자를 구축(驅逐)하려 하느냐?
공(供) : 그럼이 아니라 각국(各國) 사람들은 다만 통상(通商)만 하는데 일본(日本) 사람들은 병사(兵士)를 거느려 경성(京城)에 진영(陣營)을 머무르는 연고로 우리나라의 경토(境土)를 침략(侵掠)하는가 의아(疑訝)함입니다.
문(問) : 이건영(李健永)이란 사람은 아느냐?
공(供) : 잠시(暫時) 봉착(逢着)하였나이다.
문(問) : 봉착(逢着)할 때 무슨 말이 있었느냐?
공(供) : 소모사(召募使)라 칭하기로 이 몸이 말하기를 소모사(召募使)면 어느 곳이든지 소모영(召募營)을 설치하면 될 것이요 우리와는 상관(相關)없다하니 그만 금산(錦山)으로 앞서 가더이다.
문(問) : 어느 곳에서 봉착(逢着)한고?
공(供) : 삼례역(參禮驛)에서 봉착(逢着)하였습니다.
문(問) : 그 때에 이건영(李健永)을 만났다 하니 어느 곳으로부터 왔다하더냐?
공(供) : 경성(京城)으로부터 왔다 하더이다.
문(問) : 누가 보냈다 하더냐?
공(供) : 정부(政府)에서 보냈다 하더니 추후(追後) 4~5일에 들으니 소모사(召募使)를 가칭(假稱)이라 하여 잡아들이라는 명(命)이 있었다 하더이다.
문(問) : 소모사(召募使)를 가히 증거(證據)할 문적(文蹟)이 있더냐?
공(供) : 가히 증거(證據)할 문적(文蹟)을 보지 못했습니다.
문(問) : 그 때 너의 도당(徒黨)이 몇 명인고?
공(供) : 수천(數千) 명이외다.
문(問) : 그 밖에는 소모사(召募使)라 칭하고 기포(起包)하라 권(勸)하는 사람이 없더냐?
공(供) : 그런 사람이 없더이다.
문(問) : 송정섭(宋廷燮)을 아느냐?
공(供) : 충청도(忠淸道) 소모사(召募使)란 소문(所聞)만 들었습니다.
문(問) : 재차(再次) 기포(起包)할 때 최법헌(崔法軒)에게 의논(議論)이 미치었느냐?
공(供) : 의논(議論)이 미침이 없습니다.
문(問) : 최법헌(崔法軒)은 동학(東學) 괴수(魁首)거늘 동학당(東學黨)을 규합(糾合)하는데 어찌하여 의논(議論)이 미치지 아니하였느냐?
공(供) : 충의(忠義)는 각기 본심(本心)이니 하필 법헌(法軒)에게 의논(議論)이 미친 뒤에 이 일을 행하리요.
문(問) : 작년(昨年) 8월에는 네가 어느 곳에 있었노?
공(供) : 태인(泰仁) 내 집에 있었습니다.
문(問) : 그 나머지 도당(徒黨)은 다 어느 곳에 있었노?
공(供) : 각기 본가(本家)에 있었습니다.
문(問) : 충청도(忠淸道) 천안(天安) 지방에 너의 도당(徒黨)이 있느냐?
공(供) : 그 곳에는 도당(徒黨)이 없습니다.
아룀(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