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1월 27일 김용래(金用來)가 보낸 편지
근래에 바람이 불고 눈이 오는 것이 《지난》 12월에 비교하면 더욱 심합니다. 날씨가 어긋나는 때에 군무(軍務)를 살피시는 형편에 손상은 없는지 매우 그립습니다. 저의 근처에 오신다면 반드시 돌아보지 않을 리가 없기에 혹시나 날마다 고대하고 있으나 눈이 올 기색이 많고 바람이 《부는》 형세도 나빠서 나들이 하기가 어려울듯하여 내일 해가 맑기를 기다려서 시도하려는 것입니까? 오는 것을 진실로 자주 할 수 없으나 현식(賢媳, 상대방의 며느리)만은 어찌 해가 넘어가도 한번 보여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저에게 빛이 나는 것은 이번 지나가시는 길에 달려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초(楚)를 위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조(趙)나라를 위한 것이 아닙니까(겉과, 속이 다르다는 말)? 지금 형께서는 한 번에 모두 얻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만약에 혹시라도 공무(公務) 때문에 바빠서 찾아주시지 못하면 금영(錦營, 충청 감영)에서 서울에 올라가는 날짜를 알려주시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길 위에서 이별을 할 계획입니다. 심부름꾼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이만 줄이고 편지를 올립니다.
을미 1월 27일 부제(婦弟, 아내의 동생으로 처남이 매부에게 자신을 지칭하는 말) 김용래(金用來) 올림.
두루마기를 지어 보내나 시골의 솜으로 《만든 것이어서》 귀하신 몸에 입지 못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