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현령이 첩보합니다.
이 달 16일 사시(巳時, 오전 9~11시)에 도달된 관문(關文) 내에 ‘대진(大陣)이 화부(華府, 수원)에 주둔하여 곧 한편으로는 은혜를 베풀고 한편으로는 위엄을 보이면서 비류(匪類)를 평정하는 일을 거행하고 있는데, 본읍(진위) 경내에는 이들 비류의 형적이 요즘 과연 어떠한가? 만일 귀화하도록 효유하되 끝까지 못되게 굴거든 본읍에서 직접 별도로 초토(剿討)를 행하여 거물급 괴수를 잡아다가 대진 앞에 바치고, 협박을 못 견디어 따르는 자들은 본 경내에 안도시키되, 만일 본읍의 힘만으로는 형세상 비적을 평온하게 진정시킬 수 없거든 즉시 첩보하여 군사를 나누어 가서 치게 할 것이며, 여기에 간 순무영(巡撫營)의 방시문(榜示文)과 선봉진(先鋒陣)의 방시문 두 장을 진서(眞書)와 언문(諺文)으로 번등(飜謄)해서 일체 효유한 뒤에 거리에 게시하여 한 명의 백성도 모르는 폐단이 없게 하라. 이것은 막중한 군무(軍務)에 관계되어 군율이 뒷받침하고 있으니, 특별히 척념(惕念)해서 거행하도록 하라’고 하였기 때문에, 삼가 관문 말씀에 따라 즉시 진서와 언문으로 번등해서 경내 방방곡곡에 신칙하였습니다.
이런 연유를 아울러 속히 첩보합니다. 이와 같이 첩정하오니, 삼가 청하옵건대 살펴서 시행하옵소서. 첩정한 대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과 같은 첩보를 순무영 선봉진에 올립니다.
개국 503년 10월
도달된 공문을 수령하였거니와 앞의 관문 내용대로 특별히 신칙을 가하도록 할 것.
17일 오매점(梧梅店)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