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초 10일 [同日]
광주목사가 보고합니다. 본 고을 광주에서 붙잡은 동도 중에 백반석(白般石)·이여일(李汝日)·김찬숙(金贊叔)·이선규(李先圭)·심필중(沈必仲)·박윤식(朴允植)은 모두 동학의 접주로서 강제로 무기를 빼앗고 백성의 재산을 빼앗았으며, 신재석(申在石)·김성춘(金成春)은 저 도당을 모아서 광주읍(光州邑)의 무기를 탈취하였습니다. 최서중(崔西仲)은 손화중의 기포장(起包將)으로써 여러 읍을 따라 다니며 무기를 탈취하고 여러 가지로 행패를 부렸습니다.
최경선의 마부인 무장의 김유복(金有卜)과 최서중의 마부인 고창의 우복록(禹福彔)은 평민을 침탈하는 등 못하는 짓이 없었습니다. 영남의 김민성(金民成)은 백반석의 당질(堂姪)로서 성과 이름을 바꾸었으며, 동도 중에 가장 행패를 많이 부린 자입니다. 엄조이[召史]는 동학의 통령[東學通靈]을 일컬으며 관가에 자수하였습니다. 앞의 죄인 13명은 그들이 저지른 바를 생각하면 용서하기가 어려워 누차 엄하게 곤장을 쳤는데 지난 섣달 28일 그대로 죽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보고합니다.
제(題): 13명의 비류가 곧바로 죽어버린 것은 법에 따라 《처결》한 것보다 못하지만, 그들이 저지른 여러 가지의 범죄는 모두 용서할 수가 없으니 생각해보면 도리어 통쾌하다. 각별히 뒤좇아 체포하여 그들을 깨끗이 쓸어 없애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