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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순무선봉진등록 巡撫先鋒陣謄錄
일러두기

1월 초 5일. 순무영의 전령 [同日 巡撫營傳令]

사람을 살리는 길은 죽임을 엄하게 하되 가혹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어지러운 법으로 사람을 다스리면, 너그러우나 업신여김을 당한다. 대숙(大叔)이 너그럽게 하자 정(鄭)나라의 도적이 그치지 않았으며, 공명(孔明, 제갈공명)이 정치를 오히려 엄숙하게 하자 촉나라의 백성이 이에 편안하였으니 이것이 어찌 위세만 부리고 백성을 불쌍히 여기지 않음이겠는가?

대개 시의(時宜)에 차이가 있으니 죄가 있어도 벌하지 않으면 죄 없는 자를 보호하지 못한다. 이미 방자해진 뒤이면 악을 징계하고 다시 엿보기 전에 해악을 제거하여 악의 근본을 뽑아버리고 남겨둔 것이 없는 연후에 선량함을 권장할 수 있고, 청평(淸平)을 기약할 수 있다. 지금 비류의 사태가 조금씩 진정되고 있지만, 놓친 《동학농민군이》잠복하여 숨어 있는 것은 비유하자면 악창[病癰]이 밖으로는 아물고 있지만 안으로는 병근이 깊이 퍼져 있는 모양이어서 지금 때를 잃고 다스리지 않으면 장차 다시 어떻게 되겠는가?

무릇 죄가 윤기를 범한 것에 관계되어 대단히 흉악하고 패악한 자는 모두 즉시 하나하나 소탕하고 죽여서 영원히 후환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만일 죄 없는 자에게 횡포를 자행하여 해를 끼치는 자가 있다면 군율이 더없이 엄정하여 조금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전령이 도착하는 즉시 마땅히 두려워하며 시행하라.

一.징계하고 토벌하는 일을 엄하게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죄가 있든 죄가 없든 아울러 묻지 않아 적이 피할 수 있게 되면, 백성들의 마음이 반드시 편치 않을 것이다. 아! 저 비류의 거괴는 완악하여 마음을 고치지 않고 지금 비록 위협을 두려워하여 잠복하였으나 뒤에 반드시 문란하게 하는 일이 생길 것이니 지금 제거하지 않으면 마침내 다시 후환이 될 것이다. 온 고을이 모두 말하기를 죽일만하다고 하고, 죄악이 꿰미에 가득 차고[罪惡貫盈], 정황과 흔적이 다 드러난 자는 하나하나 적발하여 반드시 죽여서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

一. 주륙(誅戮)을 멋대로 하여서는 안 된다. 명을 받아 권한을 가진 자도 함부로 베풀어서는 안 되거늘 하물며 명과 권한이 없는 자가 감히 마음대로 멋대로 행해서야 되겠는가? 근자에 들으니 참모·군관·유회·상사(商社)는 애초에 인패(印牌)가 없는데도 감히 멋대로 살해를 하였으니 이는 모두 법 밖의 일이다. 출진한 장령·초토·소모 등의 관을 띤 자를 제외하고는 멋대로 살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一. 장물을 적몰하는 일은 삼가지 않을 수가 없다. 도둑의 재산을 적몰하는 것은 비록 법에 있더라도 죄를 밝히고 형법을 바르게 한 뒤에 행할 수 있다. 요사이 들으니 각 부대가 죄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체포할 때나 도망간 자를 붙잡을 때에 먼저 그 재산을 적몰하여 다 써버려 의지할 데가 없게 하니 쓰러져서 울부짖는 이들이 몇이나 되며 또 이들이 서로 모여서 도적질을 하지 않겠는가? 죄악을 저지른 당사자를 잡아 죽이는 것 외에는 재산을 적몰하지 말게 하라. 납속(納贖)으로 말하자면 더욱 행해서는 안 된다. 경비가 비록 많이 들어도, 공적으로 뇌물을 받고 또 백성의 재산을 거둬들이면 장차 무엇을 하자는 말인가? 이러한 길이 한 번 열리면 폐단이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납속에 대한 한 건은 영원히 금지하여 행하지 말라.

一. 상민은 마땅히 토벌을 행해서는 안 된다. 복상(袱商)·부상(負商)은 원래 규율이 있어서 서로 서로 경계하고 도와서 사악함에 물들지 않게 하였다. 비류들을 토벌하는 것으로 말하자면 본래 그들의 책임이 아니니, 보초와 통신(通信)의 일을 제외하고는 명령하여 이유 없이 모이지 말게 하라.

주석
사람을 살리는 길은 죽임을 『 맹자(孟子)』 진심장구(盡心章句)의 “살리는 방도로써 백성을 죽이면, 비록 죽더라도 그 죽이는 자를 원망하지 않는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본래 백성을 살려주고자 함을 이르니, 해악을 끼치는 자를 제거하고 악한 자를 제거하는 따위가 이것이다. 부득이하여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한다면 백성들이 원망하지 않음을 말한 것이다.
정(鄭)나라의 도적이 그치지 않았으며 정(鄭)나라 자산(子産)이 병이 들었을 때 자대숙(子大叔)에게, “내가 죽으면 자네가 반드시 정사를 맡게 될 것이다. 불은 맹렬하기 때문에 백성이 두렵게 여기고 물은 순하기 때문에 백성이 가볍게 여기다가 빠져 죽는다. 정사도 이 물처럼 너무 너그럽게만 하면 다스리기가 어렵다”라고 하였다. 그가 죽은 다음 과연 대숙이 정사를 맡았었는데 그는 차마 백성에게 사납게 할 수 없다 하여 너그럽게만 하다가 환부에 도적떼가 일어나자 어쩔 수 없이 엄하게 다스려 섬멸시킨 후 그가 후회하기를, “일찍 자산의 말대로 했었다면 이런 살해가 없었을 것이다”하였다.
죄악이 꿰미에 가득 차고[罪惡貫盈] 옛말에 ‘죄악관영(罪惡貫盈)’이란 말이 있는데, 이것은 죄악이 찰대로 가득 차서 마치 돈이 꿰미의 마지막까지 가득 찬 것에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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