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초 3일 [同日]

좌선봉진이 보고합니다. 지난 달 12월 28일에 작성하여 29일에 도착한 금산군 공형이 올린 문장 내용에, “본 고을 금산군의 군수는 본 군이 피해를 입을 때에 입은 상처가 너무 심해 지난 달 모일에 관인과 병부를 차고 충청도 청주로 행차하였으며, 겸관님은[兼官主] 아직 미처 차정되지 않아, 감히 삼가 겉봉투를 살펴보니 군무가 분명하며 게다가 읍의 일이 만 가지로 황급한 까닭에 과연 죄를 무릅쓰고 열어보았습니다. 공문에 의거하여 우선 수성군과 유회소의 사적인 통문으로써 각별히 각 면리에 신칙하였습니다.

거괴로서 흩어져 숨은 자와 각처에서 못된 짓을 한 접주로서 성명을 바꾼 자와 비록 협박에 못이겨 따른 자라도 하나도 남김없이 잡아들일 계획입니다. 제원역에 대한 일은 별도로 기록하여 급히 보냈거니와 본군이 방비하는 것은 여러 읍보다 못하지 않았는데 해를 입고 불에 탄 것은 또한 여러 읍에서 가장 극심합니다. 원장(原狀)에서 길게 보고할 수가 없기 때문에 유래와 전말을 별도의 책자로 작성하여 참고하시기에 편하게 하였습니다. 의리를 따른 사람을 포상하여 드러내고 위로하며, 나머지 백성들의 쇠잔한 목숨을 다시 소생하게 하는 일은 오로지 처분에 달려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급히 보고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금산이 화를 입은 지가 이미 석 달이 넘었으니 엎드려 생각하니 이미 임금님께 아뢰었을 것입니다.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의 비도가 날뛰니 어딘들 통탄스럽지 않겠습니까? 지금 이곳 금산의 온 마을이 혹독하게 피해를 입어 개탄스러움을 이길 수 없을뿐더러 경재(卿宰, 재상)께서 다행히 머물러 밝게 한 일과 무고한 백성들 다수가 피해를 입은 것은 칭찬하여 드러내는 은전이 있어야 합당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