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초 3일 [同日]
광양현 공형이 올리는 문장입니다. 방금 도착한 사또의 비밀 공문 내용에, “광양현은 비류 소요 정황이 요사이에는 과연 어떠한가? 저간에 틀림없이 장위영의 부대에서 저들을 섬멸하는 일이 있었을 것인데 그 후에 과연 그칠 줄을 아는지, 혹 다시 행패를 부리는 자는 없는지 자세히 살펴서 보고하라”라고 하셨습니다.
각처의 동도 천여 명이 본 읍의 성안에 진을 치고 그 소요를 일으키는 것이 일정하지 않던 터에 이달 초 7일 향리(鄕吏)와 백성들이 일시에 힘을 합쳐 이른바 영호(嶺湖) 대접주 금구의 김인배와 영호 수접주 순천의 유하덕(劉夏德) 두 놈을 모두 붙잡아서 효수하여 사람들을 경계하였습니다. 나머지 도당 90여 명을 총살한 연유는 우선봉 사또가 행차하신 때에 이미 밝히 살피셨습니다. 그날 이후 각별히 민간 군사를 타일러서 또 100여 명을 붙잡아 즉시 총살하였고, 향리와 백성이 도와 더욱 엄히 방비하여 우선은 동도가 행패를 부리는 폐단이 없습니다.
제(題): 두 놈의 거괴를 처결하고 나머지 무리도 법에 따라 처리하였으니 수령 자리가 비어 있는 곳의 민정이 대단히 가상하다. 계속 타일러서 정탐하도록 하여《동학농민군을》깨끗이 쓸어 없애도록 도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