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초 2일 [同日]
출진한 참모관·별군관이 보고합니다. 해남에서 출발하여 40리를 행군하여 강진현에 도착하니 성 안팎의 민가가 모두 불에 타버렸으며, 놀라고 겁먹은 민정은 더욱 근심스럽고 참혹하였습니다. 경내의 상황을 정탐하니 남면 칠량 등에서 놓친 비류가 혹 산골짜기에 숨어 있거나 혹 바다를 넘어 섬으로 들어간 경우가 많습니다. 본 현감은 각별히 수성소를 설치하여 날마다 저들의 뒤를 쫓아 붙잡는 것을 일삼고 있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에 그대로 군대를 행군하여 장흥부 근처 마을 순지동에 도착하여 무사히 머물렀고, 새벽에 그곳을 떠나서 장흥부에 들어가 보니 우선봉진이 이달 20일에 장흥부로 들어와 군대를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유명한 거괴 이방언 등 수십 명을 총살하였다 하며, 성안이 불 탄 모습은 강진과 똑같습니다. 그리고 당일 신시 경에 보성군에 도착하니 성을 지키는 등의 일이 다른 지역과 현격히 달라 온 군(郡)이 편안하여 경계할 것이 없어서 무사히 머물렀고 장차 흥양 등으로 향하려 합니다.
제(題): 두 고을의 정황을 듣자니 참으로 애처롭고 근심스럽다. 그리고 이방언 역적을 죽인 것은 천리가 밝음을 볼 수 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