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초 2일 [同日]
장성부사 겸 소모사가 보고합니다. 본부 경내 사는 강일음(姜日陰)은 본읍의 거괴로서 읍내를 수성(守城)한다고 칭하고서는 관장을 위협하여 본부의 무기를 빼앗고 민간의 돈과 곡식을 약탈하였으며, 손의영(孫宜榮)은 기포하여 그 무리가 이웃 읍에까지 가서 백성의 재산을 겁탈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정하표(鄭夏杓)도 또한 접사로 민간에 폐를 끼치는 것이 끝 간 데가 없습니다. 강유음(姜有陰)은 강일음의 동생으로 접사가 되어 그 형의 사나움에 빌붙어 불의한 짓을 하거나 행패를 부리는데 못하는 짓이 없었습니다. 손홍모(孫鴻謨)는 본부의 북하면(北下面) 신촌의 접주로 또한 행패를 많이 부렸는데, 요행히 모면할 계획으로 자수하는 마당에 그 따르던 무리를 숨겨주었고 총과 창을 바치지 않았습니다. 이후에 이러한 사실이 드러났으니 그 실정과 흔적을 따져보면 겉으로는 귀화한 척 하였으나 속으로는 복종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공치선(孔致先)은 본부 북이면(北二面) 상곡(上谷)의 접주인데 또한 악질 괴수로서 곡성현(谷城縣)의 무기를 빼앗았으니 그 범한 죄는 용서될 수 없습니다.
본부 북이면 목란리(木蘭里)에 사는 유광오(柳光吾)는 정읍현 등천(嶝川)의 접주로 두 읍에 출몰하여 여러 가지로 행패를 부렸으며, 추영시(秋永是)·손기환(孫基煥)은 모두 태인현에 사는 접주 유복만(柳卜萬)의 접솔(接率)로 몹시 흉악하여 행패가 대단하였다는 소문이 낭자하였으니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백태일(白泰日)·오영기(吳永基)는 본부 북일면 제암(霽巖)의 접솔로 악행을 저지르고 작폐한 일은 이루 셀 수가 없습니다. 그 때문에 이달 27일 읍의 장날에 거리에 백성을 대대적으로 모아 놓고 강일음을 효수하고, 손의영·정하표·강유음·손홍모·공치선·유광오·추영시·손기환·백태일·오영기 10놈을 처결하여 사람들을 경계시켰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보고합니다.
제(題): 여러 놈을 놓친 것은 통탄스러우나, 지금 차례로 목을 벤 것은 이미 여론이 하나로 돌아갔음을 볼 수 있다. 깨끗이 쓸어 없애도록 도모하여 요행히 모면하지 못하게 하라. 마땅히 위에 보고하여 전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