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9일 [同日]
태인현 수성좌수(守城座首)가 보고합니다. 본 고을 태인현의 동도를 섬멸하기 위해 한편으로는 준비를 갖추어 성을 지키고 한편으로는 군대를 출동하여 뒤를 쫓아 체포하였는데 이달 18일에 동구천(洞口川)의 접주 강찬중(姜贊中), 그 나머지 무리인 박성실(朴成實)·이명서(李明西)·김자익(金子益)·양정록(梁正祿)·이삼만(李三萬)·전복동(田卜同) 등을 압송하여 대기하였습니다. 그 중에 박성실은 대접주 유공만에게 아부하여 여러 사람에게 형벌을 시행할 때에 그 괴수의 지휘를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지독하게 매를 쳐서 함부로 인명을 살해한 자인데, 박성실을 붙잡을 때에 원수로 여긴 자들이 발로 차서 그대로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이달 19일에 흥천면(興天面) 강삼리(江三里)의 괴수 문선명(文先明)을 붙잡았는데, 잡을 때에 몽둥이에 마구 맞아서 상처를 입어 굳게 가두어 두었더니 또한 죽었습니다. 순영문의 비밀 명령으로 옹지면(瓮池面) 저삼리(楮三里)의 오성삼(吳成三)을 지금 붙잡았기 때문에 나머지 무리 7명과 함께 수성군과 나졸의 입회하에 순영으로 압송하였습니다. 요사이 수성군이 각처에서 거둔 화포가 48자루가 되어 또한 즉시 수송한 뒤에 일의 상황을 급히 보고합니다.
제(題): 2놈을 그 자리에서 죽게 하였으나 어찌 실형을 논하랴? 나머지 놈들은 이미 순무영으로 압송하였으니 각별히 정탐하고 뒤를 쫓아서 《동학농민군을》깨끗이 쓸어 없애도록 도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