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6일. 24일 발송 [同日 二十四日出]
장흥부의 공형 문장. 삼가 아룁니다. 삼가 받은 비밀 공문의 내용에 따라, 장흥에서 변을 일으킨 비류 수만 명이 이달 22일 내려온 대군에게 추격당하여 장흥부의 남면 고읍(古邑) 등의 협곡(峽谷)으로 숨었습니다. 13일 저 무리 수 만 명이 장차 대적하려고 하므로 대군이 일제히 나와 총살한 것이 수백 명이었습니다. 잔여의 무리는 흔적을 감추어 그림자도 없기 때문에 위 대군은 강진 등지로 내려갔습니다.
같은 달 20일에 우선봉 대장 사또님《이두황》께서 대군을 거느리고 보성으로부터 본 읍으로 군대를 행군하여 방금 앉아 정무를 보며 경군과 향병을 시켜 나머지 무리를 붙잡고 죽여 거의 깨끗이 쓸어낼 가망이 보이며, 소모관도 또한 앉아 정무를 보았습니다. 본 부의 관사(官司)님《박헌양》과 책실(冊室)이 피해를 입었으며 관인과 병부가 떨어진 곳을 알지 못하여 아직까지 찾지 못했습니다. 삼가 만 가지로 송구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호장의 인본(印本) 또한 잃어버렸습니다. 이러한 사정으로 문장을 드리오니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제(題): 약탈을 많이 겪은 것은 이미 자세히 들었다. 그러나 저 괴수를 붙잡지 못하였으니 토벌이 어찌 이로써 족할 것인가? 주력부대가 주둔하였으니 마땅히 차례로 저들을 죽이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관가의 수습이 아직 제대로 되지 못하고 관인과 병부가 떨어진 것도 알지 못하니 어찌 안타깝고 송구함을 가눌 수 있으랴? 각별히 찾도록 하고, 뒤를 이어 일의 상황을 차례로 급히 보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