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 12월 14일에 발송 [同日 同月十四日出]
용담현령(龍潭縣令)이 보고합니다. 방금 도착한 비밀 공문에 따라, 동도 중에 이름 있는 거괴와 각처에서 못된 짓을 한 접주를 잡아들이는 일은 말씀대로 시행할 계획입니다. 용담현은 10집만 남은 잔폐한 마을로 비류가 침략한 것이 처음부터 몇 차례인지 알지 못하겠으며 저들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8월 이후로 엄히 더욱 성을 지켰습니다.
그랬는데 뜻하지 않게 지난 달 초 8일에 진안·고산·진산·금산 등지의 각 포(包)의 동도 수 만여 명이 북쪽으로부터 침입하여 부대를 마주하고 접전하였습니다. 그리고 무주(茂朱)의 접주 이응백(李應伯) 삼부자는 그 무리 수 천여 명을 이끌고 동으로부터 느닷없이 침입하여 우리 뒤편을 공격하였습니다. 양쪽 길의 적의 형세가 모두 굉장하여 막아낼 수가 없어 초 9일 오시 경에 마침내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아! 저 적도가 집집마다 불을 지르고, 가는 곳마다 겁탈하여 온 읍이 잿더미가 되고 온 읍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불에 탄 관아 건물이 44칸이며, 인가는 470호이며, 해를 입은 인명은 17명입니다. 여러 읍이 비류에게 해를 입어 놀라지 않은 이가 없으나, 어찌 이곳 용담보다 심한 곳이 있겠습니까? 이를 말하자니 진실로 분하고 매우 가슴이 아픕니다. 이러한 사정을 보고합니다.
제(題): 공사 건물이 불에 타고 인명이 해를 입었다니 비록 관할 지역에 속하지는 않지만 듣기에 매우 놀랍고 통탄스럽다. 자연 순영의 조치가 있을 것이니 재앙을 겪은 백성들을 거두어 어루만지고 불쌍히 여기고 단속하여 끝내 효과가 있도록 하여 그들로 하여금 편안히 살 수 있는 방법을 얻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