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 12월 21일 [甲午十二月二十一日]
행 영광군수가 보고합니다. 영광읍(靈光邑)은 동요를 심하게 입어 마을의 이교가 일찍이 분함을 억누르면서 용기를 기르며 때를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11월 20일 밤 암호를 정하고 무리를 모아 장차 거사를 하려고 하였는데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일의 단서가 먼저 누설되어 도리어 동부면의 괴수 양경수(梁京洙) 등이 마구 포를 쏘며 성을 침입하여 인명을 살해하고 집을 허물어뜨리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당장의 상황은 실로 차마 볼 수가 없습니다.
이달 초 3일에 이것이 시초가 되어 읍 밑에 있는 진사 김응선(金應善)이 이교와 더불어 의거를 일으켜 방비책을 지시하고 가리켜주어 엄히 단속하여 성을 지켰습니다. 이미 뒤를 쫓아가서 붙잡은 적도가 많으며, 이른바 적의 괴수 양경수는 지금 겨우 잡아서 총살하였습니다. 그리고 홍농면의 적의 괴수 송문수(宋文洙)는 그 면의 이현숙(李玄淑)이 의병을 거느리고 이달 초 3일에 잡아들였기 때문에 이미 참수하였습니다. 이현숙은 이미 별군관으로 임명한다는 처분이 있었는데도 일본군에게 붙잡히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이현숙을 거괴라고 말하고 이현숙이 거느린 의병은 김응선으로 하여금 함께 거느리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달 초 9일 옛 참읍(站邑)으로 부대가 행군해 갈 때 이현숙도 압송하여 갔다는 사정을 보고합니다.
제(題): 괴수 양경수가 또 이렇게 죽었다니 밝은 이치가 드러나는구나. 이현숙의 일은, 본 진영은 다만 읍에서 보고한 것을 들은 것뿐이고, 일본 진영은 반드시 들은 바가 있어서 그리하였을 것이니, 《이현숙을》 붙잡아 간일에 대해서는 실로 도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