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同日]
좌선봉진이 보고합니다. 15일에 작성하여 20일 인시에 도착한 전 경리청 참령관 구상조의 보고 내용에 ‘운운’한바, 애당초 군대가 출동한 것은 지나는 고을을 순찰하려는 것에 불과하였기 때문에, 병사들이 많지 않았으며 탄환도 넉넉하지 못한데다 갑자기 적당을 만나 이렇게 손상을 입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참모관과 두 병사의 죽음은 애통할 뿐이며 뭐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우리 관군도 체모가 손상되었으니 얼마나 죄송하고 민망스러운 일입니까?
충청 좌도의 각 읍이 진실로 한 때의 편안함을 가지고 무사하다고 말하면서, 각 면리에서 《동학농민군을》토벌하는 규율이 몹시 해이해져 《동학농민군이》이렇게 잡초처럼 뻗어내려 무성해지는 데에 이르렀고, 끝내 모여들어 진을 치고 감히 다시 날뛰게 된 것입니다. 법과 기강을 생각하면 진실로 통탄할 뿐만 아니라 잠적한 비류가 또 장차 뒤이어 일어날 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미리 위험을 방지하는 경계가[綢繆之戒]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실로 근심스럽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보고합니다.
제(題) 군무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