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同日]
목포만호(木浦萬戶)가 보고합니다. 목포진은 수륙(水陸)의 요로이고 사면에서 공격을 받는 곳에 처해 있는데다가 계속된 흉년을 만나서, 이곳 목포진의 백성들 태반이 떠나고 보아하니 남아 있는 자는 30호에 불과합니다. 지난 6월 모일 전 만호 재임 시에 동도 수천 명이 갑자기 목포진을 침입하여 내려오는 무기를 모조리 빼앗아 갔습니다. 이 때문에 만호가 지난 10월 모일에 이곳에 도착하여 집기를 살펴보니 창과 총 등은 하나도 남은 것이 없었습니다. 변경을 방어하고 뜻하지 않은 일에 대비해야 할 처지에 적지 아니 염려하였더니, 이달 초 8일에 무안의 경내에 있는 동도 수천 명이 그곳 현의 대월촌(對月村) 앞에 모였다가 경군이 내려온다는 소문을 듣고 조금씩 해산한다고 하기에, 만호와 진졸(鎭卒)·진속(鎭屬) 30여 명이 칼을 뽑아들고 뒤를 쫓아 가서 총과 창, 칼 등을 낱낱이 도로 빼앗아왔습니다. 그 수효를 계산해보니 전 만호 때에 빼앗긴 수효보다 많습니다. 이를 창고에 넣어둔 뒤에 찾아온 실제 수효를 헤아려서 책자로 작성하여 급히 보고합니다.
제(題): 책자는 받았거니와 군수물품을 이렇게 도로 찾아 왔다는 소식을 들으니 참으로 칭찬할만하다. 마땅히 위에 전달하여 포상하고 장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