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18일에 발송 [同日 十八日出]
행 진도부사가 보고합니다. 진도군은 탄환처럼 작은 섬이며 보잘 것 없는 지역으로서 잦은 흉년과 적도의 소요를 만나 온 경내가 두려워하고 상처를 입어 만에 하나라도 의지할 희망이 없습니다. 게다가 동원한 군졸이 수성하고 방비하는 일을 감당하지 못하며 군제 또한 소홀하여 항상 매우 위태하였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다행인지 주력부대가 남쪽으로 내려와 은혜와 위엄이 미치는 바가 되어 비류가 자취를 감추고, 노고와 위로를 더해 여러 백성들의 마음이 흡족하며, 위태하고 급박했던 마을의 형편이 이에 힘입어 안정되었으니 진실로 만 가지로 기쁘고 감사한 마음을 가누지 못하겠습니다. 당장에 급히 나아가 위로하고 하례하여야 할 것이오나, 근자에 묵은 병으로 오랫동안 침상에 있어서 맡은 바의 책무를 닦지 못하였으니 지극히 더욱 송구합니다.
제(題): 그대의 병은 슬픔을 가누지 못하겠다. 거듭된 흉년의 나머지에 비요(匪擾)를 혹독하게 만났으니, 수성군을 두었다고 하지만 섬 고을의 군제가 허술하고 군량미를 마련하기 어려움은 어찌 그렇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 일로 인한 폐단이 없다고 하므로 앞서 공문을 발송하였거니와, 비류가 지금 이미 흩어져서 장차 각 섬으로 도망갈 형세이니, 영리한 교졸과 장정을 많이 출동시켜 좁은 길을 지키고 뒤좇아 체포하여 한 명의 적도 놓치는 단서가 없게 하라. 그리고 읍의 형편으로 미루어 3종의 군수품으로 넉넉히 도와주도록 위에 보고할 것이니, 온 군대가 기뻐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