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초 9일에 발송 [十九日 初九日出]
순창의 유향좌수(留鄕座首)가 보고합니다. 본 군 신관 사또의 부임 날짜는 아직 확실한 기별이 없습니다. 도착한 공문 내용에, “본읍의 경내에 거괴가 있으면 본 진영 앞으로 잡아 바치고, 협박에 못 이겨 비류를 따른 자는 타이르고 안도시키라. 그리고 공고문 3통을 나란히 한문과 언문으로 번역하여 써서 일체 타이른 뒤에 거리와 마을에 게시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러한 까닭으로 공고문을 번역하여 베껴서 거리에 게시해 하나하나 타이르고 깨우치도록 엄히 신칙하였으며, 거괴 전봉준·양해일(梁海一)·최경선(崔京先)·윤정오(尹正五) 네 놈은 잡아 가두었습니다. 이달 초 5일에 경군과 일본군 주력부대 병력이 남원부로부터 날이 어둑어둑해져서 순창군으로 들어와서는 하루를 더 머물고 이튿날 초 7일 진시 경에 담양부로 출발하였는데, 죄인 전봉준·양해일·최경선 세 놈은 일본군 주력부대 병력이 그 때 압송하여 갔으며, 윤정오는 총 한 발을 쏘았더니 곧 죽었습니다. 이 같은 사정을 보고합니다.
제(題): 세 적(賊)이 일본 진영으로 압송된 일은 이미 소모관이 보고하여 잘 알았거니와 공고문을 마을에 게시하는 일은 각별히 더욱 타일러서 한 명의 백성이라도 알지 못하게 하는 폐단이 없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