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5일. 14일에 발송 [同日 十四日出]
호남 초토사가 보내온 공문에 회답합니다. 방금 귀 진의 공문이 도착하였는데, “비류가 멋대로 행패를 부려 우리 관군이 소리 높여 규탄하고 마을이 일제히 일어나 막 비류를 토벌하여 붙잡았는데 이즈음 민심이 도저히 위로되지 않고 편안하지 못하며 안도하는 날이 하루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우리 진영에는 원래 데리고 있는 병사들이 없어서 다만 나주의 수성군을 수하에 동원하여 부리고 있습니다.
대개 이 수성군은 이미 기찰하고 정탐하는 병사가 아니어서 애초 경내를 넘어갈 단서가 없는데 그간 각 고을의 관속들이 걸핏하면 ‘나주의 수성군’이라 말하고 멋대로 방자하게 구는 폐단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미 각 고을에 엄히 타일러서 일절 금지하게 하였는데, 지금 도착한 공문이 이와 같이 순후하고 거듭된 까닭으로, 다시 각 고을에 공문을 발송하여 이러한 폐단을 엄히 금지하였습니다. 모름지기 살펴주시면 매우 다행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