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10일 [同日]
병마절도사가 상고하는 일입니다. 비류가 강진현을 침입한 사정은 어제 이미 파발마로 급히 공문을 보내었거니와 비류가 어제 축시 경에 각처로 이동하여 주둔하고 현재 세 갈래 길로 병영을 침입하려 합니다. 그런데 장흥부와 강진현이 함락되어 군대를 징발할 길이 없으므로 영암군(靈岩郡)에 포군을 징발하는 명령을 내리고 파발마로 재촉하기를 이미 8,9차례나 하였는데도 기롱만을 일삼고 서둘러 보내지 않으니 패배의 우려가 당장 닥쳐 있습니다. 영암군수의 소행을 살펴보건대 어찌 놀랍고 탄식하지 않겠습니까? 바야흐로 장계하여 처리하려고 하거니와 만약 귀 부대가 맞서서 응대하지 않으면 성이 함락되는 변고를 서서 기다리게 되니 특별히 굽어 살펴주신다면 천만다행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