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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순무선봉진등록 巡撫先鋒陣謄錄
일러두기

12월 초 8일 [同日]

서산에 머무르고 있는 순무영 선봉진 별군관이 보고합니다. 분부를 받들어 이 읍에 진영이 머무른 뒤, 난리를 일으킨 거괴를 쫓아가 잡아서 처형하고 《동학농민군을》따른 여러 무리 가운데 죄가 의심스러운 자들을 징계하고 풀어준 일은 번거롭게 하나하나 말씀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 중에서 괴수 안순칠의 진술에 의하여 같이 참여한 유상희(柳相希)를 바로 군대를 동원하여 체포하였으나 유상희가 진소(陣所)에 미처 도착하기도 전에 초토영으로부터 유상희를 풀어주라는 뜻의 전령이 도착하였기 때문에 즉시 풀어준 연유는 초토영에 보고하였습니다.

그러자 회답한 공문 내용에, “체포하는 일과 토벌하는 일은 각기 주관하는 곳이 있을 뿐만 아니라, 토벌하는 군대가 체포하는 일을 한다면 더욱 공명정대해야 마땅하거늘, 여러 읍을 돌아다니며 군대를 놓아 약탈하니 난리를 겪은 백성이 또 이러한 소요를 당한데다가 하물며 침탈을 당한 백성은 요호(饒戶, 부호)에 편중되어 있으니 구슬을 소지한 죄로 죄목을 삼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군사를 거느리고 행군하는 규제에 비추어 옳단 말인가? 진실로 군율로써 논해야 마땅하되, 장래를 보아서 우선 용서하고 회답하는 공문이 도착하는 즉시 회군하여 진영으로 돌아오게 해서 군율을 거듭 범하는 일이 없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지금 유상희를 중도에서 풀어주어 살려준 한 개의 사건은 만에 하나라도 그럴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백성들을 약탈하였다는 말이 있으니 만약 사정을 잘못 안 까닭이 아니라면 반드시 모함한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죄인을 잡는 일은 각 마을의 유막(儒幕)에서 잡아 바치는 데 따라 경중을 나눠 법으로 처분할 뿐입니다. 혹 어쩔 수 없이 군대를 동원해 잡아야 할 때는 먼저 병사들에게 엄히 타일러서 백성들을 침해하는 행위를 단속하고 게다가 몰래 정탐하여 못된 짓을 막으니 설령 아래에서 못된 짓을 범하려고 한다 해도 어찌 할 수 있겠습니까?

일의 체모를 말하자면 행군하는 부대가 신속하게 왕래하는 것은 군제의 마땅한 것임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 군대가 머물 때에 노인과 어린아이들이 땋은 머리를 늘어뜨리고 백발을 이고서 물고기와 개미처럼 모여 어떤 꼬투리가 뿌려져 새 꼬투리를 만들지 염려하여선지 움직일 때마다 만류하여 마음대로 이동할 수가 없었습니다. 심지어 길을 막고 거리를 메우고 울면서 “신관사또의 부임이 며칠 사이에 있을 것 같으니 신관사또가 부임해 오면 교대하고 떠난 뒤에라야 우리의 성명을 보전할 수 있다”라고 하였습니다.

여러 상황을 참작하여 실로 정에 얽매어 뿌리치지 못하였으니 즉시 출발하지 않은 이유는 진실로 이것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초토영의 회답이 이처럼 엄중하니 어찌 송구함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지금 장차 백성을 타이르고 군대를 거느려 출발할 것입니다. 이런 사정을 먼저 급히 보고합니다.

제(題): 만일 단속하는데 절도가 있었다면 어찌 침탈을 책망하는 데까지 이르렀겠는가? 순무영의 명령이 매우 급하니 즉시 와서 부임하라.

주석
구슬을 소지한 죄 『 춘추좌전(春秋左傳)』 환공(桓公) 10년에, 필부가 아무 죄도 짓지 않았는데 구슬을 가지고 있자 이를 탐낸 사람이 구슬을 소지한 것을 죄로 삼았다는(匹夫無罪 懷璧其罪) 내용이 있다.
유막(儒幕) 유림들이 의병을 모집해 동학농민군 토벌을 벌이는 지휘소를 말한다. 이들은 의병 유회군 등으로 불렀는데 수성군과 함께 동학농민군을 잡을 수는 있으나 처형할 권한은 없었다. 한데도 불법으로 함부로 죽여 말썽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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