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 [同日]
출진한 서산군수가 보고합니다. 서천과 한산 두 지역에서 적을 격파한 사정은 어제 이미 급히 보고하였습니다. 그리고 한산 역촌으로부터 21일 묘시 경에 내산(內山)·외산(外山)·길산(吉山) 등지로 행군하고 다시 서천 지역에 이르러 김제(金堤)에 사는 강명선(姜明善) 등 남은 무리 7놈과 대기수(大旗手)라는 이름을 가진 4놈을 쫓아가 체포하여 즉시 총살하였습니다.
이어서 한산읍 신아포(新牙浦)를 향하다가 강을 건너 도주하는 임피(臨陂)에 사는 역적 김해룡(金海龍) 등 7명을 잡아 죽이고 나서, 해가 이미 저물고 캄캄하여 그대로 그곳 신아포에 진영을 주둔하였습니다. 22일 묘시 경에 포구가로 행군하는데, 포구가의 나루를 지키는 일을 더욱 더 엄하게 단속시키고 백성을 어루만져 편안히 하고서 와초포(瓦草浦)로부터 다시 활동리(活洞里)로 향하였습니다.
한산읍의 아전과 군교 등이 소 2마리, 돼지 5마리, 술 10동이, 떡 10광주리를 가지고 와서 진영 앞에서 기다렸기 때문에 병사들에게 음식을 베풀어 위로하였습니다. 지나는 각처에 한편으로는 위엄을 베풀고, 한편으로는 타일렀습니다. 뒤를 이어 일의 상황을 차례로 급히 보고할 계획입니다.
제(題): 마땅히 상부에 보고할 것이다. 처결한 놈에 대해서 애초에 책자로 작성하여 보고하지 않음은 심히 허술하다. 한산읍에서 군대를 잘 대우한 것은 또한 가상하고 감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