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同日]

양호순무선봉진이 상고하는 일입니다. 본 진영은 논산·강경 두 포구를 경유하는 길에 오로지 백성들을 편안히 안도시키는 방법을 강구하였는데, 논산 일대는 근래에 난리를 겪은 이후 열 집이면 열 집 다 비었다고 말할 만하여 보기에 걱정스럽고 비참합니다. 지금 공고문을 내걸어 타이른 뒤 조금씩 모여들기 시작하여 23일 장날에 이르러서는 자못 볼품이 있게 되었습니다. 노성·논산은 그간에 지방관이 몸소 순행하여 별도로 타일렀기 때문에 대부분 돌아와 모였습니다. 그러나 은진·논산은 백성들이 모두 의심하고 두려워하여 죄가 있든 없든 간에 흩어져서 관망하고 있습니다.

강경 한 곳은 논산과 견주면 조금 안도하고 있으나 역시 모두 흩어져 안정되지 못하니, 이후 다시 편안히 어루만지는 길은 오직 지방읍이 어떻게 조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에 공문을 보내오니 바라건대 백성의 실정을 굽어 살펴서 은진현감(恩津縣監)을 재촉하여 그를 하루빨리 내려 보내어 몸소 각 마을을 순행하여 민을 빨리 불러 모으는 방법을 꾀하게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위 관문을 충청도 관찰사에게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