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十一月二十四日]

호남소모관이 보고합니다. 소모관은 모군(募軍)을 이끌고 막 전라도로 향하려고 합니다. 무기는 순무영에서 사또의 진영으로 지급할 계획이라는 전령이 있었기 때문에 조총과 탄약 등의 물건을 찾아 쓰기 위해 급히 보고하니, 사또께서 헤아려서 처분한 뒤에 즉시 나누어 내려주셔서 잠시도 지체하는 일이 없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모군의 복색과 깃발의 표지가 혹 동도의 무리라고 오해하여 횡사(橫死)할 의심이 있다고 말하니 모군의 의복과 깃발의 표지는 이와 같다는 사실을 각 병영과 일본병사의 병영에 전령을 내려 알려서 서로 정탐한 뒤에 우리끼리 혼동하여 싸우는 사고[蕭墻之弊]가 없게 하여주시도록 사정을 보고합니다.

제(題): 각처에서 획득한 군물품은 다만 보고가 있었을 뿐이었고 거둬들인 약간의 물품도 대개가 부서져 쓸 수가 없습니다. 탄약은 금영에 공문을 보내 옮겨다 쓰도록 하고, 조총도 역시 금영에 보고하여서 회답을 기다리십시오. 보고가 들어온 얼마간의 군물품은 마땅히 다시 지시할 것이나 각 읍의 왕래가 불편하여 이것으로써 기준을 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