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1일 [同日]
소모관 천안군수가 보고합니다. 본 군에 부대가 내왕할 때에 들었던 군수 비용의 하기(下記)는 우선 10월 19일에서부터 이달 초 10일에 이르기까지의 비용에 대해 책자 두 건을 작성하여 올립니다. 읍이 본래 잔폐(殘廢)하여 재력이 많지 않으니 진실로 민망합니다. 지난번 목천 세성산의 비류가 훔쳐간 군물을 사또께서 본 군에 수송하게 하였는데, 그 가운데 파손된 총과 창은 그 사이에 장인을 얻어 일을 시켜 보수하게 하였습니다. 별군관 윤영렬이 거느린 의병과 경내의 민간 장정으로서 앞뒤로 다다른 자의 무리가 많아 밥값과 급료[料米]로 지출한 액수가 적지 않습니다. 보초 밥값은 비록 이달 11일부터 지급하라는 지시가 있었으나, 지난 달 19일부터 이달 초 10일까지 먼저 본 읍에서 쌀로 지급하였습니다. 별도로 선발된 포수는 이미 의뢰할 곳이 없으며 게다가 군역에 응한 많은 자들에게 급료를 주고 번(番)을 서게 하는 일 또한 그만둘 수가 없으므로, 급료로 지급된 쌀의 지출을 모두 기록하여 넣었습니다. 두 차례 군병을 먹인 비용과 일본 병사들을 맞이하여 접대한 물건은 군수가 사비를 덜어 스스로 마련하였는데, 이것은 책의 끝에 순서대로 기록하였습니다. 책자 한 건은 맞추어보고 확인하여 돌려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제(題): 한 건은 돌려보낸다. 비록 자세하고 소략함의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무기 수리와 의병을 먹인 일, 별도로 선발한 포수에게 급료를 준 일은 혼동한 실상이 있는 듯하니, 영문에 보고할 때는 따로 하나의 책자를 만들어서 보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