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 [同日]
출진한 장위영 부영관 겸 죽산진 토포사가 보고합니다. 오늘 새벽 전령에 따라 정산에서 이인으로 출발한 연유는 이미 보고하였고, 어제 정산에 주둔하고 잘 때에 적의 상황을 탐문해 들어보니, “정산읍에 대부분 건지동의 접주들이 있다”고 하기에 그날 밤 오경 쯤에 군사를 파견하여 포위해 머물러 있다가 동도 100여 명을 덮쳐서 체포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로 조사를 하고, 이인에서 싸울 때에 따라간 사람과 임무를 맡아 행패를 부린 사람 합하여 10명을 적발하여 즉시 처결하였습니다. 그 나머지 여러 놈들도 이미 모두 동학에 들어갔기 때문에 즉시 당장에 다 죽였습니다. 모두 협박에 못 이겨 따른 자로 행패를 부리지 않아 죄가 살려줄 수 있는 것에 해당되면 용서해 주는 은혜를 베푸는 것이 합당한 듯합니다. 그리고 급히 유회소를 설치하여 동도를 보이는 대로 도륙하겠다는 뜻으로 깨우쳐 주고 또 타일러서 모두 석방하여 백성을 편안하게 안정시킨 뒤에 곧 이인에 도착하여 주둔하고 숙박하였습니다. 처결한 동도의 성명은 다듬어 책으로 엮어 보고합니다.
제(題): 보고를 위에 전할 책은 받았거니와 괴수 무리들이 도처에서 토벌되었다고 하니 해악이 없음을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