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同日]
출진한 장위영 부영관 겸 죽산진 토포사가 보고합니다. 이달 11일 유구에서 유숙한 연유는 이미 보고하였고, 11일 30리 쯤 되는 동주(銅州)에 가서 유숙하고 금일 출발하여 행군하였습니다. 들으니 지나는 길 20리 쯤 되는 정산 건지동은 바로 동도의 소굴이라고 하기에 그곳 마을에 도착하여 포위해 50여 명을 체포하였습니다. 거괴는 이미 도망하였고, 붙잡힌 여러 놈으로 하여금 행패를 부린 자를 적발하게 하니 이칠천(李七千)·송기용(宋己用)·이용흡(李用洽)·홍종일(洪宗一)·변천석(卞千石)·황천여(黃千汝) 등 6놈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처결한 후에 그대로 행군하여 정산읍(定山邑)에 도착하였고, 어디로 진군할지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題): 건지동은 본래 비도의 소굴로 일컫던 곳이었으나 거괴가 도피하였으니 우선 거론할 것이 없다. 지금 이렇듯 위엄 있게 그치게 하면 남은 무리들의 악습을 징계할 수 있을 것이다. 양민들이 모두 재앙을 입은 것은 또한 마땅히 염려가 되니 그들을 어루만져주고 편안히 하도록 하라. 아까 이인으로 돌아가 주둔하라는 명령이 있었으니 공문이 도착하는 즉시 진군하여 가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