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同日]
진잠현 공형의 공문 내용에, “본 현의 현감이 아직 부임하지 않았는데, 전라도 김개남(金開南)의 포(包) 5,000여명이 금산(錦山) 등지로부터 이달 초 10일 신시 경에 본 읍에 들어와서 머물면서 각 관아의 문과 각 관청의 기록문서와 상고할 만한 자문(尺文)등 따위를 모두 부수고 불태웠습니다. 게다가 창고의 열쇠를 부수고 열어서 환곡(還穀)을 탈취하였으며, 읍내의 민가 살림살이를 혹은 부수고 혹은 빼앗아 갔으며, 유향과 공형과 읍의 아전들을 두루 가두고 때려서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게 하였는데 이를 낱낱이 고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다음날 11일 오시 쯤에 출발해 회덕 신탄진(新灘津) 들머리로 갔다가 장차 청주로 향한다고 합니다”라고 하니 상황을 예측하지 못하겠습니다.
제(題): 이것은 참으로 긴급한데 이렇게 한가하게 있으니 일을 거행함이 참으로 놀랍고 탄식할만하다. 일이 지난 뒤에 마땅히 자세히 조사하여 엄히 조처할 것이며, 계속해서 형세를 지체 없이 보고하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