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 [同日]
경리청 출진 영관이 보고합니다. 어제 사시에 군대를 통솔하여 판치에 도착하니 본 부의 부내(府內)인 관현리(官峴里)·허문리(許門里) 두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군사를 먹이기 위하여 탁주 10동이, 북어 4부, 담배 3묶음, 연시 30개를 가지고 와서 바쳤기 때문에 하나하나 나누어 먹였습니다.
술시에 좌수의 부인이 왔기에 곧 회답하는 글을 주어서 저들이 있는 곳으로 보냈습니다. 병사들이 서리를 무릅쓰고 밤을 지나는데 옷을 얇게 입은 자가 많고 음식도 또한 차가워서 피로가 매우 심합니다. 이 때문에 삼가 안타깝습니다.
제(題): 두 동네의 백성들이 4가지 물건으로 군대를 위로해 준 것은 그 뜻이 매우 가상하다. 마땅히 위에 보고를 전하겠고, 각각 서리를 무릅쓰고 밤을 지내는데 옷마저 얇게 입었으니 진실로 매우 딱하고 걱정되나 아직 좋은 대책이 없어서 바야흐로 걱정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