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同日]
교도 중대장이 보고하는 일입니다. 지금 비도 5∼6만 명이 옥천에 모여 있는데 형세를 예측하기 어렵고, 일본 군대 2소대 및 교도병(敎導兵)이 엊그제 먼저 나가서 증약역(增若驛)에 머물러 주둔하였습니다. 주력부대의 병사 또한 후방을 차단하고자 출발하여 내일 장차 옥천으로 향할 생각입니다. 지금 군수 물자가 모자라는 어려움으로 온 군대가 배고픔을 면치 못하고 있어 앞으로 적을 격파시키는 것도 기약하기가 어렵습니다. 한 달쯤의 식량도 남겨두지 않았으니 이 보고를 듣는 대로 교도병이 주둔해 있는 곳으로 군량미를 수송하여 달라는 사정을 보고합니다.
제(題): 비류가 이리 번쩍 저리 번쩍하면서 날뛴다는 소식을 들으니 매우 놀랍다. 한번 나가서 토벌하면 섬멸해야 한다. 즉시 돌아온 뒤에 곧바로 연산(連山) 등지로 향하여 합세하도록 하라. 더디고 빨리 가는 것으로 말하자면 여기에서 그 날을 기약할 수가 없으니 길을 빨리 달려 나가게 하라. 식량과 부식이 궁색한 것으로 말하자면 형편이 그러한데 이곳에서 갖추어 보내려 해도 그 방도가 없다. 회덕·옥천·문의·공주·연산 등 5읍에 공문을 보내어 그들로 하여금 처리하여 제공하게 할 뜻으로 앞서 엄히 명령하였으니 이를 헤아려 경유하는 각지에서 사고 없이 군사에게 식사제공을 책임지우도록 하고, 마땅히 즉시 서울 순무영에 보고하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