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同日]
충청도 공주진(公州鎭) 우영장(右營將)이 보고하는 일입니다. 공주 삼기면(三岐面) 입석리(立石里)에 사는 유학 유석홍(柳錫洪)은 마을의 의군 30명을 거느리고 이른바 동학의 접주 설장률(薛長律)을 결박하여 붙잡아 들였기 때문에 즉시 잡아들여 전후로 저지른 죄상을 하나하나 조사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마을을 위협하여 약탈한 것이 동민들이 고발한 것과 부합되었으며, 그가 저지른 죄는 용서할 수가 없고 한 실오라기만큼이라도 용서하기가 어려워서 즉시 엄히 가두었습니다. 그랬더니 곧 옥형리(獄刑吏) 이보련(李甫連), 자물쇠를 만드는 장인 덕귀(德貴)의 보고문서[手本]에 죄수 설장률이 이달 진시 경에 병으로 죽었다고 합니다.
제(題): 마땅히 보고를 전할 것이고, 죄는 진실로 한결같이 똑같으나 법대로 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