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연락처
기념재단
TEL. 063-530-9400
박물관
TEL. 063-530-9405
기념관
TEL. 063-530-9451
Fax.
063-538-2893
E-mail.
1894@1894.or.kr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사료 아카이브 로고

SITEMAP 전체메뉴

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순무선봉진등록 巡撫先鋒陣謄錄
일러두기

10월 22일 [同日]

천안군 유생(儒生)들은 삼가 백번 절하고 양호순무선봉진에 글을 올립니다.

삼가 아뢰건대 동도가 교화되지 않고 충청도와 전라도의 백성들이 어육(魚肉)이 됨에 저희들 모두 선비들로서 백성들로 하여금 아름다운 풍속을 이루지 못하게 하고 주력부대가 위엄 있게 전쟁을 하여 며칠 내로 토벌하는 수고를 하게 하는데 이르렀습니다. 스스로 돌아보건대 황공하옵니다. 계속하여 은혜에 감사하는 것은 마치 큰 가뭄에 구름과 무지개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선봉진의 장군에게서 이미 마음대로 하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군대의 법을 가지런히 하고 은혜와 위엄을 아울러 베풀어 주시어서 진실로 백성을 구제하는 방책을 아시니, 저희들이 총명을 일깨워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만히 삼가 엎드려 생각해 보건대, 관군이 불처럼 맹렬히 타면 옥석이 함께 타겠기에 저희들이 진영 밖에 와서 기다리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감히 전말(顚末)을 갖추어 일제히 소리 내어 우러러 하소연하오니 엎드려 바라건대 굽어 살펴서 처리해 주십시오.

이 소요의 때를 당하여 다행히 어진 수령의 은혜에 힘입어 다른 여러 읍에 비하여 조금은 안정되었으나 뜻하지 않게 비류가 기포(起包)하여 무리를 불러 모아 아주 중요한 무기를 어려움 없이 노략질해 갔습니다. 오직 우리 어진 수령이 이것으로 말미암아 사직서(辭職書)를 내었는데 우리 백성들이 모두 모여서 길을 막고 머물러 주시기를 원해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주력부대가 명령을 받들어 적들을 토벌하여 요사스러운 기운을 쓸어내는 일은 손바닥을 가리키는 것처럼 쉬운 일입니다. 아! 아침에 모였다가 저녁에 흩어지는 저 무리는 마치 쥐처럼 도망가 모습을 숨기기를 능사로 하고 있으니 형편상 하나하나 소탕시키기는 어렵습니다.

주력부대가 아침에 이동하면 비류는 저녁에 기포하여 만들어 방자하고 독하기가 10배나 되니, 온 경내의 백성들이 모두 물과 불 속으로 들어가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어리석은 백성들이 함께 짐작하였던 바입니다. 지난 날 본 군이 겪은 바로, 어진 수령은 있으나 병사들이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속수무책으로 앉아 있었으니 이것을 돌아보건대 앞으로 다가올 재앙을 장차 어찌 막아낼 수 있단 말입니까? 지금 은혜를 입은 것이 많기는 많으나 계속해서 하해(河海)와 같은 은택으로 특별히 병사 몇 부대를 본 군에 머물게 하십시오.

나머지《동학농민군의》무리를 쫓아 체포하여 풀을 제거함에 뿌리까지 제거하는 방책으로 다른 지방관(地方官)으로 하여금 머물러 맡아보게 해주십시오. 그렇게 한다면 거주하는 백성들의 유죄(有罪) 무죄(無罪)를 세밀히 나누어 옥석을 분별할 수 있어서 하나도 남은 종자가 없게 될 것입니다. 삼가 바라건대 살펴 주십시오.

또한《은나라에는》왕의 토지가 아님이 없는데 어찌 유독 천안 한 경내만 편중해서 보호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웃마을의 수령을 살펴보건대 우리의 어진 수령만큼 국면을 파악함에 정통하고 민첩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남쪽 관문을 지키는 일은 그가 아니면 누가 하겠습니까? 차령산맥 이북의 몇몇 군현(郡縣)이 모두 여기에 힘입어 편안해질 것입니다. 특별히 군대를 머물게 해달라는 청을 허락해 주시기를 천만 삼가 바랍니다.

제(題): 어진 수령이 있고 성실한 백성도 있으니, 그 경내에 들어가 보면 서로 믿는 것을 알 수 있다. 인(仁)으로 방패를 삼고 의(義)로 노를 삼아 뭇 백성의 마음이 성처럼 견고하다면 어찌 비류가 방자하게 구는 것을 걱정하여 병력(兵力)을 빌리고자 하겠는가? 그러나 백성을 안정시키고 위무하기 위해 고충을 일본공사관(日本公使館)에 갖추어 말하여 곧 군사를 파견해 머물도록 하여 백성들을 힘껏 안도하게 할 것이니, 혹시라도 시끄럽게 하거나 방황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이 페이지에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을 반영하는 재단이 되겠습니다.

56149 전라북도 정읍시 덕천면 동학로 742 TEL. 063-530-9400 FAX. 063-538-2893 E-mail. 1894@1894.or.kr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북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