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종사 홍종우에게 보내는 전령 [傳令 召募從事洪鍾愚]
지금 들으니, 비도에게 빼앗긴 각 마을의 총과 칼의 값을 대화면에서 거두려고 손쉽게 명령을 내려 침탈을 겪은 저 백성에게 도리어 두려운 마음이 들게 해서 이런 호소를 하기에 이르렀다. 어찌 이처럼 거리낌이 없고 무엄한 악습이 있을 수 있는가? 이 산골짜기 백성을 안정시키는 때를 맞아 설령 잃어버린 증거가 있더라도 일을 벌이고 말을 고집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더욱이 증거가 없는 처지에 공연히 추궁하는 것은 부당할 뿐만 아니라 군무도 아닌데 제멋대로 민간에 명령했다니 더욱 놀랍고 통탄스럽다. 마땅히 종사관의 첩지(帖紙)를 바로 거두고 잡아다가 엄중히 처벌해야하나 참고하여 헤아릴 것이 있어 이에 우선 특별히 명령한다. 앞으로는 거행하는데 각별히 조심하여 혹시라도 죄를 지어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1894년 12월 14일